한국 프로복싱의 유망주 김지훈(22.일산주엽체육관)이 적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계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다.

김지훈은 1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엠퍼러스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국제복싱기구(IBO) 주니어라이트급(슈퍼페더급) 원정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졸라니 마랄리(32.남아공)를 9라운드 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이로써 김지훈은 생애 첫 세계 타이틀 도전에 성공하는 동시에 현재 한국 남자 프로복싱에서 유일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한국 복싱은 지인진(36)이 2007년 7월 격투기 전향으로 챔피언 벨트를 자진 반납한 이후 2년2개월 동안 세계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또 김지훈의 이번 원정 타이틀 매치 성공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59)이 1974년 세계 챔피언 아널드 테일러를 물리치고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35년 만에 한국인 챔피언 소식이 전해졌다.

2006년 12월부터 9경기 연속 KO 승을 이어간 김지훈의 프로 통산 전적도 19승(16KO)5패로 올라갔다.

반면 지난 4월 가마리엘 디아즈(미국)를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던 마랄리는 이번 1차 방어전에 실패하며 김지훈에게 타이틀을 내줬다.

마랄리의 통산 전적은 20승(13KO)3패.
빠른 스피드와 좌우 연타를 앞세운 김지훈이 적지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오른손잡이 김지훈은 경기 초반에는 사우스포(왼손잡이)인 마랄리가 오른손잡이 자세로 치고 빠지기식 전술을 구사하고 나서는 바람에 연방 헛주먹을 날리며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5라운드부터 마랄리가 원래 자세로 돌아오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은 김지훈은 9라운드 중반 마랄리의 몸놀림이 현저히 느려진 틈을 타 마침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9라운드 시작 1분여 뒤 김지훈이 오른손 펀치를 마랄리 왼쪽 관자놀이에 적중시키자 상대가 휘청거렸고 김지훈은 바로 이어 왼손 훅을 날렸다.

이 훅은 마랄리의 턱을 스쳤고 김지훈은 기세를 몰아 강력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다시 상대 안면에 정확히 꽂았다.

김지훈의 펀치에 그대로 캔버스에 쓰러진 마랄리는 카운트다운 막바지에 일어서기는 했지만 심판은 더이상 경기를 재개하기 어렵다고 판단, 결국 김지훈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경기장에는 밤 늦은 시간임에도 30여명의 교민들이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김지훈을 성원했다.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한상용 기자 jusang@yna.co.kr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