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지(19.세종대1)가 제29회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개인종합에서 10위 이내 입상을 노렸던 신수지는 10일 끝난 개인종합 예선에서 줄-후프-볼-리본 등 4종목 합계 96.100점으로 28위에 머물러 24명이 겨루는 결선 코앞에서 주저앉았다.

2007년 제28회 세계대회 예선에서 23위로 결선에 진출, 최종 17위로 순위가 올랐던 것에 비춰보면 기량이 도리어 뒷걸음쳤다.

7일 첫날 줄 연기 중 허리를 삐끗해 후프와 볼 종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고 가장 자신 있던 리본 종목에서는 연기 중 리본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 점수가 깎이면서 아쉽게 짐을 싸야 했다.

특히 허리가 너무 아파 리본 연기는 눈물을 참아가며 연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부상이 있긴 했지만 신수지가 전반적으로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많다.

신수지는 7월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에서는 91.875점으로 전체 18위에 머물렀고 개인 종목별 결선에는 한 종목도 나가지 못했다.

당시 러시아에서 40여일간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고 대회에 나섰던 신수지는 피로가 겹쳐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매니지먼트회사인 새마스포츠마케팅이 후원을 하고 자생한방병원 의료팀이 체계적으로 신수지를 관리하고 있음에도 제자리걸음을 걷는 이유는 체형 변화와 정신력 부족으로 요약된다.

김지희 대표팀 코치는 11일 "수지가 작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여성 특유의 체형 변화가 생기면서 아직 그에 맞는 기술과 스타일을 완전히 체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수지는 1~2년 전보다 키도 컸고 살도 붙어 몸무게도 약간 불었다.

자기 관리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화이고 이에 따라 달라진 몸에 맞는 기술과 연습이 필요한 상황이다.

악착같은 근성이 부족하다는 평은 신수지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신수지의 승부욕은 대단하다"면서도 "고난도 기술 연기에 집중해왔기에 실수만 없다면 이번 대회 10위권 진입은 충분하다고 봤기에 아쉽다.

수지가 최근 대회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또한 선수가 잘 대비해야 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희 코치는 "실망하기엔 이르다.

올해 좋은 경험을 한 만큼 내년에는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신수지에게 꾸준한 관심을 둘 것을 팬에게 당부했다.

신수지는 12일 귀국하고 19~20일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2009 세계 체조 갈라쇼에서 발레리노와 듀엣 공연을 펼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