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간) 끝난 제109회 US아마추어 골프대회 정상에 우뚝 선 안병훈(18)이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메이저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서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골프장(파70.7천9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에서 벤 마틴(미국)을 무려 7홀 차로 꺾은 안병훈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양용은이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한국 사람이나 아시아인 입장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세기의 탁구 커플'인 안재형(44)-자오즈민(46)의 외아들인 안병훈은 이날 오전 18홀 경기에서 양용은이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입었던 것과 같은 흰색 골프복을 입고 나왔다.

안병훈은 "원래 하얀색을 좋아해 자주 입는 편"이라며 "양용은 선수처럼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입은 것은 아니지만 어제 산 그 옷이 마침 '메이드 인 코리아'라 경기가 잘 풀린 모양"이라고 즐거워했다.

"기쁘고 믿겨지지 않는다.

꿈만 같다"면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의 안병훈은 "사실 64강 진출이 목표였다.

최근 3년간 우승이 없었던 데다 이 대회는 아마추어 대회 가운데 가장 수준이 높아 우승을 하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트로피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우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이번 대회 퍼트가 잘 들어갔고 페어웨이도 잘 지킨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1991년 9월생인 안병훈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19.캘러웨이)이 세운 18세 1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바꿔놨다.

이진명 역시 종전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4년에 세웠던 18세7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바꿔 놓은 것이었다.

이 대회는 1994년부터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던 우즈는 물론 필 미켈슨(1990년), 스콧 버플랭크(1984년), 마크 오메라(1979년), 잭 니클라우스(1961년) 등 세계적으로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등용문이 돼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부모님의 뒤를 이어 올림픽 메달의 꿈도 숨기지 않았다.

안병훈은 "운동선수라면 올림픽 메달의 꿈은 누구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러나 (골프가 정식 종목이 되는 2016년이) 너무 먼 이야기라 지금은 별 느낌이 없다.

현재의 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직접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가끔 '집중해야 되니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하기도 한다"고 소개한 안병훈은 "그래도 아버지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머니 자오즈민 역시 "1월에 보고 못 봤는데 곧 플로리다로 오실 예정"이라며 가족 상봉을 기대했다.

2010년 9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 입학하는 안병훈은 "프로 전향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

대학 졸업을 생각하고 있는데 성적이 괜찮으면 대학 재학 중에 프로 전향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병훈은 성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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