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 논란을 빚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자 육상선수 캐스터 세메냐(18)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여자선수들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검사 결과 나타났다고 BBC 스포츠가 26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세메냐가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결승에서 우승하기 몇 시간 전에 공개됐다고 BBC는 전했다.

대회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과다하게 나왔다는 것을 알게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육상연맹에 세메냐의 성 판별 검사를 요청했다.

현재 세메냐의 성을 확인하기 위한 의학 검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과는 몇 주 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이 정상치보다 많다는 게 반드시 약물검사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BBC는 지적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큰 폭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일단 육상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높으면 일정 기간 간격을 두고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다음 기준치를 정한다.

이 기준치와 호르몬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일 경우 해당 선수는 의심을 받게 된다.

세메냐의 성 정체적 논란은 작년보다 그의 기록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데서 비롯됐다.

세메냐는 이번 800m 결승에서 2위인 디펜딩 챔피언 자네스 젭코스게이보다 무려 2.45초 앞선 1분55초 45라는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31일 아프리카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1분56초 72로 올해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가장 빠른 기록을 찍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2분04초23보다 8초나 빠르다
현재 세메냐의 가족과 남아공육상연맹 간부들은 세메냐가 100% 여성이라며 옹호하고 있다.

레오나르드 추엔 남아공육상연맹 회장은 세메냐의 성 판별 검사 요구에 항의해 IAAF 이사회의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