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빅4'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 아스널, 리버풀이 서로 다른 출발을 보이며 2009-2010시즌 초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상 처음으로 4연패를 노리는 맨유가 `특급 윙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이적 공백 속에 불안한 출발을 보인 반면 첼시는 커뮤니티실드 우승에 이어 정규리그 2연승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또 핵심 전력을 떠나보낸 아스널과 리버풀도 4강권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까지 마친 지난해 챔피언 맨유는 1승1패로 10위까지 내려앉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전력 판도를 확실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두 경기 상대가 모두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승격한 팀이라는 점에서 성적표는 다소 실망스럽다.

FA컵 챔피언 첼시와 커뮤니티실드 경기에서 승부차기 대결 끝에 무릎을 꿇은 맨유로서는 4연패 위업을 이룰지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호날두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보낸 맨유는 측면 미드필더인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가브리엘 오베르탕, 공격수 마이클 오언을 영입했지만 전체적인 전력은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웨인 루니-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투톱 체제에 오언을 조커로 투입하는 한편 호날두가 빠진 측면에는 박지성과 루이스 나니, 발렌시아, 안데르손 등을 상대팀에 따라 운용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데다 호날두의 공백을 채울 만큼의 화끈한 공격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었던 지난 16일 버밍엄 시티와 홈경기에서 루니가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접전 끝에 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어 20일 번리와 원정 경기에선 로비 블레이크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으로 덜미를 잡혔다.

번리와 경기에선 1968년 9월 이후 41년 만의 충격적인 패배다.

더욱이 맨유는 `거미손'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가 손가락 부상 탓에 9월 이후에나 복귀할 수 있고 최고의 중앙수비수 `듀오'인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도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빠져 있다.

시즌 초반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면 첼시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지난 시즌 `마법사'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지도력에 힘입어 초반 부진을 딛고 시즌을 3위로 마감했던 첼시는 개막전에서 헐시티를 2-1로 제압하고 나서 2라운드 선덜랜드 원정에서 3-1 승리를 낚았다.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첼시는 유리 지르코프를 빼곤 거물급 영입 없이 주축 선수들과 재계약을 마쳐 전력 손실을 막았다.

철벽 수문장 페테르 체흐가 지키는 골문과 존 테리가 주축인 수비진, 프랭크 램퍼드, 미하엘 발락, 마이클 에시엔이 포진한 중원, 부활에 성공한 디디에 드로그바와 니콜라 아넬카, 살로몬 칼루가 버틴 공격진은 최강 수준이다.

이적시장 때 다소 전력 손실이 있었던 아스널과 리버풀도 출발이 나쁘지 않다.

아스널은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콜레 투레가 이적했음에도 에버턴과 개막전에서 중원사령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2골 2도움 활약을 앞세워 6-1로 대승을 했다.

리버풀은 개막전에서 토트넘 홋스퍼 뼈아픈 1-2 패배를 당했지만 2라운드 경기에서 스토크 시티를 4-0으로 완파하며 체면을 살렸다.

빅4 외에 아데바요르와 테베스, 로케 산타크루스를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는 개막전에서 2-0으로 꺾은 블랙번 로버스를 제물 삼아 산뜻한 출발을 했고 토트넘 홋스퍼도 리버풀과 헐시티를 연파하고 시즌 초반 선두로 나서며 빅4를 위협할 후보로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