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받은 사랑과 도움을 후배 양성에 힘쓰는 게 김연아의 의무가 아닐까요?"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뒤에서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온 아버지 김현석(52) 씨가 '후배 양성'을 김연아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손꼽았다.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가 막을 올린 지난 14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 언제나 그렇듯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씨는 조용히 무대를 찾아 자랑스러운 딸의 공연을 지켜봤다.

1부 공연이 끝난 뒤 쉬는 시간에 체조경기장 밖에서 잠시 취재진과 마주친 김현석 씨는 "김연아가 만약 은퇴하게 된다면 그동안 받은 사랑과 도움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후배를 길러내는 게 의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주니어 시절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순간이 많았다. 한 때 70만 원짜리 안무를 받을 정도로 힘겹게 훈련했다"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1년에 4~5천만원씩 들어가는 훈련비용을 감당하기 부담스러웠는데 그때마다 김연아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나왔다. 하늘에 항상 감사하는 부분"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김연아는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도움을 주는 곳이 많아서 경제적으로 나아졌다. 그래도 1년에 4~5억원 정도 경비가 들어간다"라며 "아직도 힘겹게 훈련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 선수들의 노력과 희생도 대단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특히 "선수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훈련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피겨 전용 훈련장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라며 "피겨 전용 훈련장이 생기면 유망주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0여년 넘게 김연아를 지원해온 김현석 씨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현석 씨는 "평범한 가족처럼 사는 게 소원"이라고 대답했다.

김 씨는 "솔직히 가족의 희생이 너무 컸다. 이제는 다른 가족들처럼 모두 모여서 사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개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선수 부모가 전면에 나서는 게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래도 내가 연아 주변에서 너무 안 보이니까 이상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어서 요즘은 경기장을 자주 찾는다"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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