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해즐타인내셔널GC 15번홀(파5).길이 642야드로 이 코스 18개홀 중 가장 길다. 14일(한국시간) 열린 남자골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 첫날 한 선수가 드라이버에 이어 우드로 날린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 뒤쪽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을 홀에 붙여 버디를 잡은 선수는 바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 · 미국 · 사진)였다.

우즈는 이날 장타력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았다. 5언더파 67타로 1주 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다툼을 벌였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1타 앞선 단독 1위다.

우즈는 15번홀을 포함,4개의 파5홀에서 버디 3개를 솎아냈다. 파5홀로는 가장 짧은 7번홀(길이 572야드)에서는 드라이버-6번우드로 2온을 한 뒤 버디를 잡았고,길이가 633야드인 3번홀에서도 버디를 솎아냈다.

해즐타인내셔널GC는 전장이 7674야드로 메이저대회 개최코스 중 가장 길게 셋업됐다. 그렇지만 600야드가 넘는 홀에서 2온을 해버리는 우즈 등의 파워 히터들에게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유러피언투어의 장타자 알바로 키로스(26 · 스페인)는 11번홀(파5 · 길이 606야드)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 앞조에서 퍼트하고 있던 우즈,해링턴,리치 빔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나중에 키로스가 사과하려고 하자 우즈는 "이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 굉장한 샷이다"라며 오히려 위로해 주었다. 그 홀은 길이는 606야드지만 오르막에 맞바람까지 불어 웬만한 장타자라도 2온이 힘든 곳.우즈가 첫날 파5홀 가운데 유일하게 버디를 잡지 못한 곳이 그 홀이었다. 키로스는 올시즌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15.6야드인 세계적 장타자다.

우즈가 첫날 선두에 나서면서 그의 15번째 메이저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첫날 선두에 나선 여섯 차례 중 네 번이나 우승했다. 또 메이저대회에서 '노 보기' 플레이를 한 세 차례 모두 우승으로 연결했다. 코스가 길수록 우승확률도 높아 역대 메이저대회 중 롱코스 랭킹 12곳에서 7승을 수확하기도 했다.

우즈는 이날 티샷 정확도가 85.7%,그린적중률은 83.3%에 달했다. 파4,파5홀 티샷 중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은 두 번뿐이었다는 얘기다. 아이언샷도 정확해 15차례의 버디 기회를 맞이했으나 퍼트(총 29개)가 다소 부진해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한국(계) 선수 중에서는 위창수(37 · 테일러메이드)가 선두에 5타 뒤진 이븐파 72타로 공동 27위에 오르면서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경주(39),앤서니 김(24 · 이상 나이키골프),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 등은 공동 44위다.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38 · 미국)은 공동 69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