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정치인을 자처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골프는 부르주아의 스포츠"라며 골프 반대론을 폈다.

차베스 대통령은 9일 TV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나는 모든 스포츠를 존중한다"며 그러나 "골프는 대중의 스포츠가 아니며, 부르주아의 스포츠"라고 골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3일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일부 유명한 골프장들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 카라카스 근처 마라카이와 해변 휴양지 카라발레다에 있는 두 골프장이 폐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훌리오 토레스 베네수엘라골프연맹 대표는 이번주 뉴욕타임스에서 두 골프장이 문을 닫을 경우 골프반대 캠페인이 시작된 2006년 이래 최소 9개 골프 코스가 문을 닫는 셈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골프장들은 대부분 미국 에너지산업과 관련 있는 원유 생산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골프는 반미주의자 차베스 대통령이 용서할 수 없는 클린턴, 부시,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이 즐기는 스포츠이기도 하다고 인디펜던트는 말했다.

이 골프장들은 주택을 짓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비싼 땅을 점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관상 차베스 대통령의 이데올로기와 맞아 떨어진다.

소수 부자들이 사용하는 넓은 페어웨이와 그린은 다수 빈민층이 밀집해 살고 있는 슬럼가와 대조를 이루며 사회 계급 간 격차의 좋은 상징이 된다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