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럭비가 100여년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7개 후보 종목을 놓고 2016년 하계올림픽 추천 종목을 심의한 결과 골프와 7인제 럭비를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이날 종목 추천은 15명의 집행위원들이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최저득표 종목을 하나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골프와 럭비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골프와 럭비는 오는 10월 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최종 찬반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지만 집행위를 통과한 안건이 IOC 총회에서 부결된 전례가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을 끝으로 사라졌던 골프가 총회마저 통과하면 무려 112년만에 복귀하게 된다.

또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자진 탈퇴했던 럭비는 92년만에 재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던 야구와 소프트볼은 다시 고배를 마셨고 스쿼시, 가라테, 롤러스포츠도 차기 올림픽을 기약했다.

골프와 럭비의 올림픽 입성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였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개인적인 호감을 표시했던 골프는 은퇴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 집행위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벌였고 `황제' 타이거 우즈는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 출전하겠다"고 밝히는 등 슈퍼스타들의 적극적인 홍보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영연방 물론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럭비는 로게 위원장이 벨기에 럭비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점도 올림픽 복귀에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탈락했던 야구와 소프트볼은 4년을 준비하며 복귀를 노렸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의 비협조와 유럽 지역 IOC 위원들의 반감으로 인해 또 제외되고 말았다.

특히 IOC가 기존 26개 종목을 모두 잔류시킨 가운데 후보종목이었던 가라테도 탈락해 그동안 퇴출설이 나돌았던 태권도는 당분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편 이날 IOC 집행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여자복싱을 추가하기로 했다.

복싱은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여자 종목이 없는 스포츠였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