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축구의 `강호' 아르헨티나는 모처럼 짜릿한 승리에 활짝 웃었고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무승부에 아쉬움을 삼켰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로코모티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 원정 A매치 평가전에서 마라도나의 사위로 잘 알려진 세르히오 아게로가 1골을 넣고 1골을 어시스트한 활약을 앞세워 러시아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6월11일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0-2 패배를 당하는 등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4위로 밀린 아르헨티나는 러시아 원정에서 거둔 승리로 자신감을 충전했다.

반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는 러시아는 첼시에 입단한 유리 지르코프 등의 공백 속에 유럽예선에서 4연승을 달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아르헨티나는 맨체스터시티로 옮긴 카를로스 테베스와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빠졌지만 끈질긴 뒷심으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전반 17분 러시아의 이고르 셈쇼프에게 선제골을 내준 아르헨티나는 전반 종료 직전 아게로가 페널티 지역에서 중거리슈팅으로 골문을 갈라 1-1로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아르헨티나는 후반에 교체 투입된 리산드로 로페스가 경기 시작 1분 만에 벼락같은 역전골을 만들어냈고 후반 14분 아게로의 어시스트를 받은 헤수스 다톨로가 추가골을 뽑아 3-1로 달아났다.

러시아는 후반 34분 로만 파블류첸코가 만회골을 수확했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벌어진 '종가' 잉글랜드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대결은 2-2 무승부로 끝났다.

`캡틴' 스티븐 제라드와 골키퍼 에드윈 판데르사르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웨인 루니와 프랭크 램퍼드, 데이비드 베컴 등을 내세운 잉글랜드는 디르크 카윗과 라파엘 판더바르트가 선봉에 선 네덜란드와 2-2로 비겼다.

전반 10분 카윗의 선제골과 38분 판더바르트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잉글랜드를 압도한 네덜란드는 후반 5분과 32분 저메인 디포에게 잇따라 골을 내줘 무승부로 마감한 것이 아쉬웠다.

벼랑 끝에 몰렸다가 교체 선수로 투입된 디포의 맹활약에 간신히 패전의 수렁에서 벗어난 잉글랜드 역시 아쉬운 일전이었다.

또 `삼바 군단' 브라질과 `무적함대' 스페인, 포르투갈은 각각 에스토니아와 마케도니아, 리히텐슈타인을 1-0과 3-2, 3-0으로 각각 물리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