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외에도 해외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매운맛'을 알리는 태극전사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팀도 다르고 팀내에서 각자 처한 위치도 다르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로 주전 자리를 공고히 하고 나아가 해당 리그의 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제1과제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리그 1) AS 모나코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인 박주영(24).
박주영은 지난 9일(한국시간) 모나코의 루이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툴루즈 FC와 리그1 개막전 홈경기에 선발 출장, 전반 44분 그림 같은 패스로 네네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모나코는 1-0으로 승리했고 박주영은 결승골 도움을 기록했다.

박주영은 2008-2009시즌 초반 프랑스 무대에 진출해 31경기에서 5골, 5어시스트를 올리며 주전 자리를 굳혔지만, 히카르두 고메스 감독 대신 기 가콤브 감독이 새로 사령탑을 맡은 만큼 새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면 시즌 초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잘 아는 박주영도 "투톱보다는 미드필더면서 공격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감독이 원하는 전술에 맞춰 많이 움직여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시즌 독일축구 분데스리가 2부 리그의 코블렌츠에서 33경기에 나와 2골 6도움을 기록했던 `리틀 차붐' 차두리(29)는 지난 6월 1부 리그인 SC프라이부르크로 이적해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차두리는 10일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데노바 슈타디온에서 치러진 함부르크와 2009-2010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비수로 선발출전, 전ㆍ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해 주전 경쟁 전망을 밝게 했다.

`초롱이' 이영표(32.알 힐랄)의 중동행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뛰었던 베테랑 이영표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클럽 알 힐랄로 이적했다.

이적 이후 팀의 세 차례 프리시즌 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주전 수비수로 입지를 확실히 다진 이영표는 내달 19일 2009-2010 사우디아라비아 정규리그에서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선을 보인다.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에서 3년째를 맞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동진(27)은 시즌을 앞두고 `악재'가 잇따라 마음이 편치는 않다.

12일 파라과이와 국가대표 평가전을 위해 최근 러시아에서 귀국한 김동진은 만성피로와 소화기장애 증세를 보여 귀가 조치됐다.

게다가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던 딕 아드보카트(62) 감독이 성적부진 때문에 해임된 것도 김동진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올 초 러시아 FK 톰 톰크스와 계약이 무산된 뒤 터키 프로축구 부르사스포르에 입단한 신영록(22)은 지난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치른 프리시즌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9분 기막힌 힐 패스로 바하디르의 동점골을 도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에 유럽 프로축구 1부리그에 진출한 유망주 남태희(18.발랑시엔FC)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일본 J-리그에서는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 입단 좌절의 아쉬움을 안고 `유턴'한 이근호(24.이와타)가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기 위해 절치부심한다.

지난 4월 이와타 입단 이후 8경기에 출전해 6골을 넣는 대활약을 펼쳤던 이근호는 프랑스 진출 선언 30일 만인 지난달 26일 치른 이와타 복귀전에서 시즌 7호골을 기록하며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J-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는 조재진(감바 오사카)과 김근환(23.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활약도 기대된다.

중국 프로축구에 진출한 안정환(33.다롄 스더)과 김은중(30.창사 진더)은 지난달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나란히 골맛을 보며 기분 좋게 재충전에 들어가 후반기에 더욱 힘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 소속구단인 페예노르트(네덜란드)에 의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로 이적한 `풍운아' 이천수가 낯선 사우디 리그에서 어떻게 적응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