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회원제 및 대중(퍼블릭) 골프장이 잇따라 문을 연다. 회원권이 없는 주말 골퍼들에겐 희소식이지만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기존 골프장들은 경영 상태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9일 동아회원권거래소와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문을 여는 정규홀(18홀) 이상 골프장은 20여개에 달한다. 충북 진천의 아트밸리CC와 경북 군위의 세인트웨스트CC가 상반기에 개장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반기에 문을 연다.


◆명문 골프장 납시오

창립 회원권 가격이 5억원 이상인 프리미엄 골프장이 하반기 중 줄줄이 개장한다. 이들 골프장은 국제적인 수준의 코스 레이팅과 관리,과감한 클럽하우스 투자 등이 공통점이다.

보광그룹이 운영하는 휘닉스스프링스가 경기도 이천에서 다음 달 말께 개장한다. 회원제 18홀과 퍼블릭(대중) 9홀로 창립 회원 분양가 7억원에 회원수가 300명 미만이다.

10월에 문을 열 CJ그룹의 해슬리나인브릿지와 가산노블리제도 관심 대상이다. 회원가 8억5000만원에 100여명을 모집한 해슬리나인브릿지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처럼 그린 하부에 온도 및 습도 조절 장치를 설치해 사계절 최적의 그린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가산노블리제는 주말 예약 월 4회 보장,정회원 그린피 면제,정회원 1계좌에 가족회원(1명)과 지정회원(1명) 등록이 가능하다. 알펜시아트룬(강원 평창),아름다운(충남 아산),골프클럽Q안성(경기 안성) 등도 하반기 내장객을 받는다.

지난달 4일 경기도 안성에서 문을 연 마에스트로CC는 18홀에 회원수 270명 규모로 창립 회원가격이 5억원이었다. 고급 클럽하우스와 특급호텔 수준의 일식당을 갖췄고 양잔디를 식재했다. 입회하면 정회원,직계 가족회원,지명인 등 3명에게 회원자격을 준다.

◆골프장 산업은 레드오션(?)

영업 중인 전국 골프장은 회원제(182개)와 대중골프장(128개)을 포함,총 310곳(군 골프장 28개 제외)이다(2008년 말 기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조사).올 연말이면 신규 개장 골프장과 군 골프장을 합친 전체 골프장 수(9홀 이하 제외)가 360여곳에 달한다. 골프 인구수는 정체 상태인데 골프장은 지속적으로 늘어 공급 과잉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규 골프장들이 회원 모집에 애를 먹고 기존 골프장들은 주중 내장객이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골프장 산업이 경기 침체라는 악재 속에 공급 확대에 따른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기존 골프장들이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는 데다 신규 골프장들이 잇따라 개장하고 새롭게 건설을 추진 중인 곳이 적지 않아 골프장 산업이 레드오션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도 "지방권일수록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적지 않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