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 캘러웨이 · 한국명 이진명 · 사진)가 WGC(월드골프챌린지) 대회 중 하나인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0만달러)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초반 돌풍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역대 최연소 나이로 출전한 대니 리는 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쳐 우즈와 같은 2언더파 68타(공동 8위)를 적어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6언더파 64타로 팀 클라크(남아공),스콧 버플랭크(미국) 등에 2타 앞선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에서 태어난 대니 리는 초등학생 때 이미 주니어 국가 대표 상비군에 발탁될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11세 때인 2000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현지의 주요 아마추어대회를 휩쓸며 '골프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18세1개월의 나이로 우승,우즈의 최연소 우승 기록(18세7개월)을 갈아치우며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난 2월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유럽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아마추어 최강자로 다시금 우뚝 섰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프로로 전향해 지난달 AT&T내셔널에서 기록한 공동 7위가 최고 성적.주변의 지나친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대니 리가 이번 대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전후반 한타씩 줄이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면서도 페어웨이 안착률이 71%(공동 7위)로 높아 갤러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다만 그린 적중률(56%)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린 주변에서 뛰어난 쇼트게임 능력을 보여 퍼트 수를 25개(공동 3위)로 줄이며 무난하게 라운드를 마쳤다. 대니 리는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을 조금만 잘못 치면 러프나 벙커에 빠진다"고 말했다.

우즈는 페이웨이 적중률이 36%로 부진했으나 그린 적중률을 72%로 끌어 올리는 등 노련한 플레이를 펼쳤다.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 이 대회에서만 7승을 거두는 동시에 PGA 투어 통산 70승을 올리게 된다. 오랜만에 투어에 복귀한 필 미켈슨(미국)은 이븐파 70타를 쳐 공동 27위에 올랐다.

재미교포 앤서니 강(37)이 공동 41위(1오버파 71타),양용은(37 · 테일러메이드)과 앤서니 김(24 · 나이키골프)은 공동 52위(2오버파 72타)로 첫날을 마쳤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는 4오버파 74타로 공동 66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