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심장마비로 숨진 조오련(57)씨는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던 한국 수영의 영웅이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양정고-고려대를 졸업한 고인은 고교 2학년 때인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르며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4년 뒤인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회 연속 2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이었던 고인은 선수 생활을 접고 나서인 1980년 8월11일 부산 다대포 앞 방파제를 출발해 13시간16분 만에 일본 쓰시마섬(대마도)까지 헤엄쳐 대한해협을 횡단하며 한국인의 기개를 세계에 과시했다.

1982년에는 9시간35분 만에 도버해협을 횡단됐다.


1989년부터는 '조오련 수영교실'을 운영하며 꿈나무 육성에 힘을 쏟았고, 2003년에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을 역임했다.

고인은 광복 60주년인 2005년, 두 아들 성웅.성모 씨와 함께 울릉도-독도를 횡단했다.


차남 성모 씨는 대(代)를 이어 수영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독도 33바퀴 헤엄쳐 돌기 프로젝트에 성공하는 등 잠시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고인은 내년에 2차 대한해협 횡단에 도전하기로 하고 제주도에 캠프를 차려 준비하다 사망 일주 전부터 자택에 머물러 왔다.

1970년 대한민국 체육상, 1980년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2001년 전처와 사별하고 고향 해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으며 지난 4월 이성란 씨와 재혼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