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처음 뽑혔던 중학생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박태환(20.단국대)이 결국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박태환은 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 4조에서 15분00초87에 터치패드를 찍어 조 5위, 전체 9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승행이 좌절됐다.

전체 8위를 차지한 같은 조 사무엘 피체티(이탈리아.15분00초70)에 0.17초가 모자라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개인 최고기록(14분55초03)에도 못 미치는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일단 오랜만에 규모 있는 대회에서 1,500m를 뛰게 돼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큰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충격을 많이 받게 해 내게 다시 기회를 주려는 것 같다.

이번을 계기로 열심히 해서 다음번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경기를 앞두고 한국 식당을 갔는데 교민분들이 응원 오겠다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한 마음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는데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서 "한편으로는 큰 아픔이 있었던 만큼 다음에 또 웃을 기회는 많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추슬렀다.

1,500m 기록 단축을 위해 지구력이나 턴 동작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던 올해 두 차례 미국 전지훈련의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는 물음에는 "일단 리듬을 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기록이 안 나온 면도 있다.

개인적으로 부담도 컸다.

장시간에 걸쳐 계속 있다 보니 컨디션 조절도 잘 못한 것 같다.

더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또 이날 레이스 운영 전략에 대해서는 "원래 아무 생각이 없었다.

'결승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뛰었다.

내게는 마지막 기회이니까 전반부터 옆 레인 선수들과 같이 나갔다.

제가 많이 부족하고 느린 건지 다른 선수들이 굉장히 빠르더라. 내가 부족한 걸 알았으니까 이제 그 부분을 더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앞으로 훈련 계획을 묻자 "일단 베이징올림픽 이후 마음이 느슨해져 있었던 같았다.

훈련 시간 부족 등을 떠나서 정신적으로 풀려 있었던 것 같다"고 먼저 자기반성을 하면서 "이제 개인적으로 부족하고 실수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로는 한국에 가서 마음의 정리를 해서 대표팀에 처음 뽑힌 중학교 때 시절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목표를 세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회를 마쳐 홀가분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이 무겁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로마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