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이라는 핑계에 숨을 필요는 없다. 도민 구단으로서 팬들의 알권리를 충족해줄 의무가 있다"

29일 오전 강원FC는 외국인 수비수 스티페 라피치(26.크로아티아)를 영입하면서 이색적으로 이적료와 연봉이 각각 20만 달러(한화 2억4천800만원)씩이라고 공개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K-리그 구단들이 선수를 영입하면서 '상호합의에 따라 세부 계약내용은 밝히지 않는다'라고 발표해왔던 관행에 비출 때 파격적인 행보였다.

강원은 라피치 영입 보도자료에서 "구단 경영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 계약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못을 박았다.

전날 빅리그 출신의 김두현과 오범석이 나란히 수원과 울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적료와 연봉을 함구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행동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선수들의 연봉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선수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구단간 자존심과 눈치 경쟁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팀 강원이 라피치의 세부 계약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의미 있는 시도임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김원동 강원 사장은 "이적료와 연봉을 밝히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선수와 구단이 합의해서 발표하면 그만"이라며 "신생팀으로서 선수 이적 상황을 공개해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어 "솔직히 고민도 됐다. 하지만 도민 구단의 주인은 팬이다. 공개를 하지 않으면 더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원은 국내 선수의 계약 내용도 밝힐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신생팀으로서 장점은 기존 관행을 깨는 것이다. 선수 영입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먹튀' 선수들에 대한 판단도 팬들로부터 받아야 한다"라며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앞으로 생길 신생팀에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조치"라고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