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0.단국대)이 2009 로마수엉션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예선 탈락한데 이어 자유형 200m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나서 한국 수영계의 파벌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태환이 파벌싸움을 이야기한 것은 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이 끝나고서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 성적 부진의 원인을 파벌싸움으로 돌린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전담코치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다 "나 하나를 두고 말들이 많으니까 나한테는 가장 큰 상처가 됐다"면서 "전담코치를 두는 것도 힘들다.

싸우는 파벌이 너무 많아서 조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10년간 심홍택 회장이 이끌어 왔다.

대전 지역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심 회장은 올 초 연임에 성공했지만 사실상 연맹 업무는 정일청 전무이사가 이끌고 있다.

한국 수영계에는 당연히 현 집행부를 지지하는 세력이 있고, 반대하는 세력도 있다.

2007년 6월에는 전직 경영 대표팀 감독들이 연맹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심 회장 등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계무대를 호령한 박태환을 놓고 한국 수영계에는 더욱 부끄러운 장면들이 연출됐다.

박태환의 경기력 향상보다는 박태환을 등에 업고 서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려고는데 급급했다.

2007년 초 태릉선수촌에서 당시 김봉조 대한수영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이 노민상 감독을 폭행한 사건은 박태환을 두고 벌어진 대표적인 파벌싸움이다.

특히 박태환이 전담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훈련하면서부터는 잡음이 끊이지 안았다.

박태환을 어렸을 때부터 지도한 노 감독조차도 박태환이 대표팀을 떠나 전담팀에 들어가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왔다.

대표팀과 전담팀의 관계도 어정쩡하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연맹은 "전담팀이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있다"는 입장인데 전담팀은 "어찌보면 연맹이 해야할 일을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 수영 관계자는 "박태환이 파벌을 얘기했다면 자신이 지도받기 원하는 감독이 있는데 못 받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태환 전담팀 쪽으로 전담코치를 맡게 해 달라고 연락한 지도자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박태환을 위한 전담코치제 운영 방안에 대해 연맹은 "노민상 현 대표팀 감독에게 맡기면 된다.

해외 전지훈련도 노 감독이 동행하면 훈련의 연속성 문제도 해결된다"고 말한다.

이 같은 시각 차들이 스무살 박태환에게는 견디기 힘든 마음의 짐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로마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