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중간계투로 전환해 호투하고 있는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여전히 선발투수로 던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com은 27일(한국시간) 박찬호에 대해 "마치 타고난 중간투수처럼 보이지만 본인은 이것이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사이트는 박찬호가 "선발 합류라는 목표는 변치 않았다.

다만 지금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올해 선발투수로 4월과 5월 7차례 등판해 33⅓이닝 동안 홈런 5개를 포함해 41피안타 27실점으로 평균자책점 7.29에 그쳤으나 중간계투로 전향한 뒤 22경기에서 똑같이 33⅓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 없이 28피안타 10실점에 평균자책점 2.70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특히 7월 들어 13이닝 동안 단 1점만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0.69의 위력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2-3이닝을 던질 수 있는데 같은 구위로 6-7이닝은 왜 불가능하겠느냐"며 한 타순 정도만 상대하는 중간계투로 나오는 것이 낫다고 주장해온 찰리 매뉴얼 감독의 말에 반박했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시즌 초에 비해 중간투수의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박찬호는 "처음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경기 전 오래 몸을 푸는 선발투수의 생활에 길들어 있었지만 이제는 빨리 몸을 푸는 데 익숙해졌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게임에 더 자주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또 J.C.로메로, 채드 더빈, 클레이 콘드리 등 중간계투진이 줄부상으로 빠지면서 가장 결정적인 계투요원으로 떠오른 데 대해 "부담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

그저 함께 할 동료들이 사라져 슬플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