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퍼들이 9년 동안 우승컵을 안지 못한 '에비앙 징크스'가 올해도 꺠지지 않았다. '노장' 이미나(28 · KT)와 '세리키즈' 김인경(21 · 하나금융)이 여자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분전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나는 26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에서 열린 미국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버디 9개,보기 2개를 쳐 7언더파 65타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로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연장전에 들어간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에 1타 뒤진 공동3위를 기록했다.

▶26일 밤 12시 현재

이미나는 마지막 라운드 투혼을 불사르며 이번 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웠다. 전반에 버디 4개를 쓸어 담은 데 이어 후반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7언더파를 쳤다. 하지만 12,13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이미나는 2006 LPGA투어 필즈오픈 우승 후 지난해 LPGA투어 P&G뷰티 NW아칸소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었으며 올 시즌에는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이미나의 선전은 LPGA투어 1세대인 박세리(32) 김미현(32 · KT) 강수현(33)과 '세리 키즈'로 통칭되는 3세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2세대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공동 1위로 출발한 김인경은 14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1개씩 맞바꾼 뒤 15번홀(파5)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한데 이어 18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 10언더파(공동 8위)로 경기를 마쳤다.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다가 3라운드에서 공동 7위로 미끄러진 최나연은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인 10언더파 278타(공동 9위)에 만족해야 했다. 2주 전 US여자오픈에 이어 우승 문턱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시즌 일본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전미정(27 · 진로재팬)은 이날만 4언더파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김송희(21)와 함께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