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 24일 국내 여자프로골퍼들은 뭘 먹었을까. 김하늘(21 · 코오롱엘로드)은 가족과 함께 집(경기 용인) 근처의 한 장어집에서 고추장 장어구이를 먹었다. 제주도에서 전지훈련 중인 '슈퍼 루키' 양수진(18 · 넵스)은 삼계탕으로 체력을 보강했다. 양수진은 닭요리는 모두 좋아하는 치킨 마니아다. 충북 오창에 있는 골프장에서 하계훈련을 하고 있는 이혜인(24 · 푸마)도 이날 저녁에 삼계탕집을 찾았다. 이들은 다음 달 중순 시작되는 하반기 투어를 앞두고 무더위 속에서 연습에 매진하기 때문에 늘 체력 관리가 문제다. 그래서 보양식을 즐겨 찾는 선수가 적지 않다.

장어를 선호하는 선수가 가장 많다. 홍란(23 · 먼싱웨어)과 서희경(23 · 하이트)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장어집을 한 달에 세 번 이상 들르고 가족끼리도 즐겨 찾는다. 가게 주인이 장뇌삼 몇 뿌리를 주거나 1㎏이 넘는 '대물'을 내놓는 등 서비스도 특별하다. 홍란의 아버지 홍춘식씨는 "육 · 해 · 공군 다 잘 먹지만 더운 여름에는 장어를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장어 소금구이를 즐긴다는 이혜인도 "가족 외식 때 장어가 주요 메뉴"라고 말했다.

육류를 좋아하는 선수도 있다. 안선주(22 · 하이마트)는 '육회'나 '생선회'같이 가공하지 않은 고단백 육류를 즐긴다. 안선주는 "돼지고기를 좋아하지만 기름기가 많아 생선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김혜윤(20 · 하이마트)은 고기를 즐겨 먹으며 아침저녁으로 홍삼도 빠뜨리지 않고 챙긴다. 김하늘도 체력 보충이 필요할 때는 장어뿐 아니라 육류도 곁들인다. 삼겹살 쇠고기 등을 일주일에 두어 번은 꼭 먹고,집에서 홍삼원액을 꾸준히 먹는다. 이현주(21 · 동아회원권)는 "평소 육류를 좋아하지만 원기를 보충하고 싶을 때면 감자탕을 먹는다"고 말했다.

보신탕도 단골 메뉴다. 한 선수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보신탕을 먹는다"며 "체력이 달릴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보양식을 따로 챙기지 않는 선수도 많다. 유소연(19 · 하이마트)은 야채와 생선류를 좋아한다. 대회 하루 전부터는 밀가루와 육류를 아예 손대지 않는다. 유소연의 어머니 조광자씨는 "한의원에서 체질검사를 한 이후 육류를 피하고 생선 위주의 식단을 꾸리고 있다"며 "낙지 고등어 등을 주로 먹는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