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브리티시오픈에서 노장 톰 왓슨(60 · 미국)이 보여준 경기력과 '지략'은 골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왓슨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하다. 키는 175㎝이나 장타자이고 한창 때는 '베스트 퍼터(putter)'로 이름을 날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버샷 거리는 295야드로 출전 선수 평균치(289야드)를 웃돌았고,페어웨이 안착홀은 라운드당 10개로 역시 다른 선수(8개홀)를 능가했다. 아이언샷 그린적중률은 66.7%(12개홀)로 다른 선수들(3개홀)을 압도했다. '골프치는 심리학자'로 불리는 왓슨이 프로생활 39년 동안 책이나 골프전문지 등을 통해 강조해온 부문별 핵심 레슨을 모았다.

◆드라이버샷=백스윙 때는 왼 무릎이 볼 뒤를 향하고,다운스윙 때는 오른 무릎이 볼을 가리켜야 체중 이동이 올바르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 이동이 잘 되면 파워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또 볼을 페어웨이에 떨구려면 겨냥을 잘 해야 하고,어드레스 때 척추를 곧게 펴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목표보다 오른쪽을 겨냥하곤 하는데,그러다보니 '아웃-인'으로 접근하면서 슬라이스를 낸다. 클럽 두 개를 목표라인과 평행하게 놓고 연습하면 겨냥을 올바르게 할 수 있다. 척추가 곧게 펴져야 일관된 스윙으로 견실한 컨택트를 할 수 있다.

◆아이언샷=견실한 컨택트를 위해서는 피니시를 느껴야 한다. 체중이 왼발에 실리고 지면엔 오른발 끝만 닿아 있으며,벨트 버클이 목표를 향한 채 균형을 유지하면 좋은 피니시라고 할 수 있다. 피니시 자체가 볼을 치는 것은 아니지만,좋은 피니시로써 컨택트를 개선할 수 있다.

◆쇼트아이언샷=100야드 내 쇼트아이언 · 웨지샷을 할 때는 셋업에 주의해야 한다. 스탠스는 20~30도 열어주되 어깨와 힙은 목표라인과 스퀘어를 유지해야 한다. 어깨 · 힙까지 열어 주면 이상한 샷이 나온다. 스탠스를 여는 것은 다운스 때 몸 왼쪽이 빨리 비켜주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당기는 샷이 안 나온다. 체중은 스윙 내내 왼발에 많이 실려야 한다.

◆칩샷 · 피치샷=상황이나 라이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최초 낙하 지점은 그린이어야 예상치 못한 바운스를 막을 수 있다. 칩샷 때는 오른 무릎을 목표 방향으로 이동해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치샷은 임팩트존에서 오른손이 언더핸드 투수와 같은 동작이 나오도록 한다.

◆벙커샷=일반적인 벙커샷(폭발샷)은 클럽헤드 궤도가 'U자형'인 스윙을 한다. 볼을 높이 띄워 그린에 곧바로 멈추게 하려면 'V자형' 스윙이 필요하다. 턱이 높거나 깃대가 그린 앞에 꽂혔을 때는 V자형 스윙을 해야 한다. V자형 스윙은 피니시까지 공격적인 자세로 헤드 스피드를 높여주어야 한다. 링크스코스에 많은 항아리 벙커에서는 V자형 스윙이 적합하다.

◆퍼트=퍼트는 테크닉이 10%,느낌이 90%다. 자신이 살핀 라인을 믿고 홀을 향해 자신 있게 스트로크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 그린의 전체적 윤곽은 그린에 다가설 때부터 파악한다. 그린에서는 걸으면서 발의 감촉으로써 그린을 읽는 습관을 들이라.요컨대 발바닥 어느 부분이 먼저 지면에 닿느냐로 높낮이를 간파할 수 있다. 바람이 셀 때는 상체를 더 웅크리고 스탠스를 더 넓히면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90㎝ 거리 퍼트=짧지만 100%의 성공률이 보장되지 않는다. 백스윙과 포워드스윙 때 볼 대신 손을 주시하라고 말하고 싶다. 스윙이 크지 않으므로 볼을 보지 않아도 퍼터 경로가 틀어질 가능성은 낮다. 손에 시선을 두면 부드러운 스트로크를 할 수 있고,중간에 조정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