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끝난 제138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 60세의 노장 톰 왓슨(미국)이 보여준 경기력은 전 세계 골프팬들을 감동시켰다.

비록 18번홀에서 1타를 잃은 바람에 연장전에서 스튜어트 싱크(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 줬지만 골프팬들은 진정한 우승자는 왓슨이라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다.

이 경기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누구라도 감동했겠지만 50대 나이에도 현역 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의 노장 골퍼들에게도 남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한국프로골프(KPGA)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최상호(54)는 "골프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감명깊은 경기였다"며 "60세 나이에 저런 샷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웠고 나도 마음을 다시 고쳐 먹었다"고 말했다.

KPGA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최상호는 한국 골퍼들의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는 여건을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다.

최상호는 "한국에도 시니어투어가 있지만 상금 규모가 크지 않다.

선수 생활을 오래할 여건이 되지 않다보니 빨리 은퇴해 다른 길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2007년 제50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67세의 나이로 은퇴무대를 가졌던 한장상(69) KPGA 고문은 "왓슨은 브리티시오픈에서 다섯차례나 우승했던 선수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느냐. 30년 정도는 뛰어야지 선수라고 할 수 있다"며 웃어 넘겼다.

아직도 시니어 투어가 나가면 70대 중반 스코어는 나온다는 한장상 고문은 "90대 타수가 넘어가면 그 때 골프채를 놓겠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전설로 남아있는 구옥희(53)는 "9월 일본에서 JLPGA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데 왓슨의 경기를 보고 힘을 냈다"며 "요즘에 재능있는 젊은 선수가 많지만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브리티시오픈 준우승에 만족하지 못한 듯 왓슨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겠다고 밝혔고 60세 나이제한 규정을 만들었던 대회조직위원회는 이 규정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해 네차례 뇌종양 수술을 맞고 사경을 헤멨던 스페인의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52)도 내년 브리티시오픈 참가 의사를 밝히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해마다 무서운 10대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들이 나오는 스포츠 세계에서 50세를 넘어 60세를 바라보는 노장들의 중량감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명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