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퍼들이 올해는 '에비앙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미국L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마스터스가 23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에서 시작된다.

이 대회에는 지난해 '톱10' 입상자,미LPGA투어 챔피언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세계 톱랭커 90명만 출전한다. 그 중 한국(계) 선수는 28명이다. 출전선수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총상금은 325만달러로 메이저대회 중 최고액인 US여자오픈과 맞먹는다. 우승상금도 일반 대회의 2배에 달하는 48만7500만달러다.

한국 선수들은 2000년 투어에 편입된 이 대회에서 9년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과 2008년엔 연거푸 연장전에서 패한 아픔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우승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그 선봉은 1988년 용띠생인 '세리 키즈'가 맡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15위를 기록한 신지애(21 · 미래에셋)는 올해는 우승을 차지,상금왕과 신인왕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는 각오다. 올해 투어에서 1승씩을 거둔 김인경(21 · 하나금융) 오지영(21) 이은정(21)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김송희(21) 박인비(21 · SK텔레콤) 등도 우승 후보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에게 패한 최나연(22 · SK텔레콤)도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23 · 휠라코리아)는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서희경(23 · 하이트)은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유럽여자투어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2003년 이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한희원(31 · 휠라코리아)과 2007년 연장전에서 나탈리 걸비스(미국)에게 패한 장 정(29 · 기업은행)등 중견 선수들도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안기 위해서는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벽을 넘어야 한다. 오초아는 현재 6위(76만8268달러)에 머물러 있는 상금 순위를 높이기 위해 이 대회 우승이 절실하다. 크리스티 커,모건 프레셀,브리타니 린시컴,폴라 크리머 같은 미국 선수와 청 야니,캔디 쿵 등 대만 선수도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SBS골프채널은 23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9~12시에 중계할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