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용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와도 여러차례 경기를 해봤고 이번 대회에서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경기를 했는데 나를 응원해 준 갤러리는 없더라구요"

20일(한국시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에서 클라레 저그를 차지한 선수치고는 우승 소감이 그리 밝지는 못했다.

1995년 프로로 전향한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브티티시오픈 우승 전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승을 올렸고 유럽과 벌이는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도 네차례나 출전했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한 선수도 수두룩한데 이 정도 성적이면 나무랄데가 없지만 싱크는 항상 스타플레이어의 빛에 가린 조연 역할만 맡았다.

작년 2월 특급대회인 WGC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우즈를 만나 8홀차 완패를 당했고 같은 해 4월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3위에 오르며 최고 성적을 냈지만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딴곳에 비춰졌다.

싱크는 3라운드 때 공교롭게도 `유럽의 희망' 웨스트우드와 동반플레이를,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60세의 투혼을 불사른 톰 왓슨(미국)과 연장전을 펼쳐 제대로 응원 한번 받지 못했다.

박수 갈채는 커녕 웨스트우드나 왓슨의 앞을 가로막은 '악당'이 된 느낌이었다.

일부 외신들은 `싱크가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제목 대신 `싱크가 노장의 꿈을 무산시켰다'는 제목을 달며 왓슨의 패배를 안타까워 했다.

싱크는 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 때 왓슨과 연습 라운드를 하고나서야 왓슨이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지만 당당히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싱크는 "왓슨과 경기한 것은 영광이다"라면서도 "왓슨은 모든 선수를 꺾었지만 나를 이기지 못했다.

나는 새로운 골프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