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의 영광을 다시 한번.'

우리 나이로 환갑인 톰 왓슨(60 · 미국)이 16일 오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GC 에일사코스(파70)에서 시작된 제138회 브리티시오픈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대회 통산 여섯 번째 우승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시즌 첫 메이저타이틀을 노리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 · 미국)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도 오버파를 기록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미국PGA 챔피언스(시니어) 투어에서 활약 중인 왓슨은 통산 메이저대회 8승 가운데 5승을 브리티시오픈에서 거둘 정도로 링크스코스와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1975년 첫 타이틀을 안았고 그 2년 후 이곳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잭 니클로스를 제치고 두 번째 타이틀을 획득했다. 1980년과 1982~83년에도 우승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안았다.

왓슨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으며 5언더파 65타로 경기를 마쳤다. 단독 선두 미겔 앙헬 히메네스(46 · 스페인)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1977년 이후 32년 만에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왓슨은 코스가 익숙한 듯 정교한 티샷과 그린 플레이로 전반에 2타,후반에 3타를 줄였다.

15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그는 "출전 선수 중에는 32년 전 내가 이곳에서 우승했을 때 태어나지 않은 선수도 있다"며 웃음 지었다.

선두 히메네스는 유러피언투어에서 15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00년 US오픈 공동 2위,이 대회 최고 성적은 2001년 공동 3위다.

이 대회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샷이 자주 러프에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게임이 풀리지 않았다. 15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행진을 벌였으나 '핸디캡 1'로 드러난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에 빠지는 바람에 네 번째 보기를 기록했다. '버디 홀'인 17번홀(파5)에서도 러프를 전전한 끝에 파에 만족해야 했다. 1오버파 71타로 선두와 7타차의 공동 68위다. 우즈는 "오늘 1~2언더파를 쳤어야 했는데 실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는 2개의 파5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았으나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4타로 부진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