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23 · 휠라코리아)의 별명은 '미키 마우스'다. 163㎝의 자그마한 체구에 웃을 때 입 꼬리가 쓱 올라가는 모습이 비슷해 5년 전 제니아투어(2부투어) 3차전 우승 직후 붙여진 것이다. 지은희는 "제가 생각해도 비슷한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국내 여자프로골퍼들은 다양한 별명을 갖고 있다. 외모,웃음 등과 관련된 애칭들은 대물림되는 경우도 많다. 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 후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안시현(25)과 미국LPGA투어 2년차인 최나연(22 · SK텔레콤)은 '얼짱 골퍼'로 불린다. 이들의 별명을 물려받아 올해 프로무대에 뛰어든 안신애(19 · 푸마) 양수진(18 · 넵스) 등이 '얼짱 루키'로 표현된다. 외모만큼이나 기량도 뛰어난 신세대 골퍼들이 얼짱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미소 천사'는 김하늘(21 · 코오롱)과 신지애(21 · 미래에셋) 등의 수식어다.

'필드의 슈퍼모델'이란 별명은 강수연(33 · 하이트)으로부터 시작돼 이주은(32 · 현대아산) 김보미(27)를 거쳐 최근에는 서희경(23 · 하이트)을 지칭하는 수식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혜인(24 · 푸마) 안선주(22 · 하이마트) 등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엄청나 '장타자'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선수들끼리 부르는 별칭도 적지 않다. 윤채영(22 · LIG)은 눈이 커서 '노루'란 닉네임이 붙었다. 박보배(23)는 영문 이니셜을 따서 '비비'로,장지혜(23 · 하이마트)는 중국대회에 갔을 때 발음이 장쯔이랑 비슷해 '장쯔이'로 불린다. 임지나(22 · 코오롱)는 폴라 크리머(미국)처럼 핑크색 옷을 즐겨 입는다고 하여 '핑크 공주'로 통한다. '망구'(할머니) '깡다구' '뽀미 언니' '땡글이' '빅배' '노홍철' '까칠이' '에릭' 등과 같은 별명도 있다.

별명이 가장 많은 선수는 신지애다. 슈퍼 루키,괴물,꼬마 천사,기부 천사,슬로 스타터,역전의 명수,국내 지존,빅 마마,포스트 박세리,기록제조기,파이널 퀸 등 나열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그가 승승장구해 '신 골프여제'라는 별명까지 얻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