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 골프장 초보나 간다는 건 옛말!
#1. 경기도 일산에 사는 직장인 이길선씨(42)는 수도권 주변에 괜찮다는 파3골프장은 두루 섭렵한 골프 마니아다. 왼손 마디마디에 굳은살이 박힌 그가 최근 자주 가는 파3골프장은 파주 금강산랜드다. 일산에서 자유로를 타고 20분이면 닿는 거리인 데다 물놀이와 찜질방 시설까지 갖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3골프장 치고 거리가 상대적으로 길고 잔디 상태도 좋다.

#2. 서울 방배동에 사는 김형주씨(39)는 한 달에 두어 번 경기도 평택에 있는 서평택골프클럽을 찾는다. 지난해 하반기 골프에 입문한 뒤 입소문을 통해 실전 연습을 하기에 좋은 골프장이라는 얘기를 들어서다. 18홀짜리 파3골프장으로 한 라운드에 걸리는 시간이 2시간40분 남짓이라 정규 코스의 절반인 데다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와 인접해 있어 주말 필드 약속이 없는 지인들과의 모임 장소가 됐다.

파3골프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파3골프장은 정규 코스의 자투리 땅이나 실외연습장을 만들고 난 땅에 들어선 소규모 코스에 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퍼블릭과 연습장의 중간지대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골프장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쇼트게임을 연습하는 장소로 제격인 데다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까지 갖춰 지갑이 얇은 골퍼들의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초보자가 가는 시시한 코스,돈과 시간이 없을 때 가는 대안이라는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는 파3골프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파3 골프장 초보나 간다는 건 옛말!
수도권에는 30여 개의 파3골프장이 있다. 이용료는 주중과 주말,오전오후 시간대 등에 따라 3만~6만원으로 다양하다. 시설이 정규골프장 못지 않은 드림듄스 등은 주말 요금(7홀)이 6만원을 넘기도 한다. 주중에는 2인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주말에는 3인 이상이어야 한다. 용인에 있는 남부골프연습장에는 홍란 김희정 등 프로선수들이 자주 찾는다. 김희정은 "인도어연습장에서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을 연습한 뒤 파3골프장에서 쇼트 게임을 자주 연습한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많이 알려진 파3골프장으로는 서평택골프클럽,안산제일CC,금강산랜드,서창퍼블릭골프클럽,아미가골프클럽,드림듄스 등이 대표적이다. 서평택골프클럽은 하이300,타워골프클럽 등과 함께 18홀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50~100야드 거리에서 다양한 쇼트게임 훈련으로 보기를 줄이는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게 파3골프장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블루밸리와 드림듄스에서는 파4홀도 있어 드라이버샷을 날릴 수 있다. 놀이와 숙박시설을 갖춘 파3골프장도 증가하는 추세다. 더필란골프클럽에는 수영장,블루밸리에는 MTB놀이장이 있고 임진강폭포랜드에서는 바이킹과 허브농장을 둘러볼 수 있다.

이벤트도 다양하다. 대부도에 있는 NCC골프클럽은 골프와 함게 요트를 즐기는 요트체험투어 예약을 받고 있어 1박2일로 이용하기 적당하다. 서평택골프클럽은 경품을 주는 이벤트데이(월요일),여성 이용자의 그린피를 할인해주는 레이디데이(화요일) 등 요일별 이벤트를 8월 말까지 연다. 8월 말께 파3골프대회도 열 예정이다.

파3골프장을 이용시 교통 접근성과 홀의 길이,연습장 보유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관계자는 "거리가 짧아도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며 "대부분 선착순이어서 기다리는 시간을 전화로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