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막하는 제138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개최지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턴베리 링크스 에일사 코스(파70.7천204야드)는 1977년과 1986년, 1994년에도 이 대회를 유치했던 곳이다.

특히 1977년 당대 최고의 스타 톰 왓슨과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가 클라레 저그를 놓고 벌인 대결은 아직도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골프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턴베리에 처음 서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1977년 왓슨이 접전 끝에 니클라우스를 1타차로 꺾고 우승하는 경기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코스를 분석했다.

아일랜드해가 보이는 이곳은 완만한 초원과 거친 모래 언덕, 해안 절벽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에게 턴베리는 브리티시오픈이 열리기에는 너무 쉬운 코스라는 조롱을 받아왔다.

1977년 대회 2라운드 때 마크 헤이스는 7언더파 63타로 브리티시오픈 최저타 기록을 세웠고 1986년 2라운드 때 그렉 노먼(호주)도 같은 스코어를 적어냈다.

닉 팔도는 "턴베리에서는 파67로 설정해야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고 1994년 대회 우승자 닉 프라이스는 "바람만 불지 않으면 이 코스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 설계자 마틴 에버트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공언한다.

1994년 6천957야드였던 전장은 7천204야드로 늘어났고 파3홀을 제외한 거의 모든 홀들이 모습을 바꿨다.

15년전보다 33야드가 늘어난 474야드, 파4인 5번홀은 백티를 뒤로 옮기고 티박스에서 250야드에서 320야드 지점 페어웨이 양쪽에 4개의 벙커를 파 놓았다.

또한 그린 주변에도 4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힌다.

승부처가 될 16번(파4), 17번(파5), 18번홀(파4)도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16번홀은 두번째 샷을 그린 위에 잘못 올리면 굴러내려와 개울에 빠지도록 만들었고 559야드의 17번홀은 쉬워 보이지만 바람이 분다면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기 힘들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18번홀은 1977년 왓슨과 니클라우스의 승부가 갈렸던 곳으로 `백주의 결투'(Duel in the Sun)라는 별명이 붙었다.

휘어지는 지점과 그린 옆에 만들어진 벙커가 공을 삼킬듯이 입을 벌리고 있다.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링크스에서 벙커는 워터 해저드와 같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벙커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즈도 "벙커에서 그린을 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1벌타를 받았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벙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