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기술 뛰어나 전문가도 식별 힘들어"

`짝퉁' 유명 메이커 골프공이 인터넷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들 골프공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워 주말 골퍼들이 싼 맛에 상표만 보고 선뜻 구매하는 사례가 많으나 필드에서 비거리 손실이 불가피하다.

서울 강남에 사는 치과의사 A(52)씨는 12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년 전 산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 골프공을 사용하다 비거리가 과거보다 뚝 떨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다 최근 공이 가짜란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윙 자세와 드라이브 등이 이전과 같았음에도 비거리가 확 줄었다면 골프공의 성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변 골퍼들의 조언을 듣고 공을 반으로 잘랐다가 말 그대로 공의 핵심인 `코어'가 들어 있지 않았던 것.
진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신형 골프공은 코어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A씨는 국내 공식 수입·판매원인 아쿠쉬네트코리아에 반으로 자른 골프공 사진을 보내 진품 여부를 문의했다가 역시 의심한 대로 가짜임을 통보받았다.

진품은 코어를 포함해 사중 구조로 돼 있으나 가짜는 코어가 없어 반발력과 탄성이 떨어진다는 설명도 해줬다.

A씨처럼 인터넷을 통해 골프공을 싼 가격에 샀다가 `짝퉁'에 속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골프 동호인들과 관련 업계가 전했다.

골퍼들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 `가짜 골프공 구별하는 법'을 올리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위조 기술이 워낙 발달해 전문가조차도 육안으로는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워 짝퉁 제품의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아쿠쉬네트코리아 관계자는 "하루에 몇 차례씩 가짜 골프공을 발견했다는 전화가 온다"며 "유난히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 판매 상품은 의심의 여지가 있으며, 믿을 수 있는 대리점에서 정품 공을 사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