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역대 최다인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페더러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 앤디 로딕(6위.미국)과 경기에서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3-2(5-7 7-6<6> 7-6<5> 3-6 16-14)로 이겼다.

2007년까지 이 대회에서 5년 연속 정상을 지키다 지난해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과 결승에서 4시간48분의 대접전 끝에 2-3으로 분패했던 페더러는 이번에는 4시간16분이 걸린 결승에서 이기며 우승컵을 되찾았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윔블던 우승이다.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한 페더러는 개인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피트 샘프라스(미국)의 14회 기록을 깨트렸다.

지난해 나달과 페더러의 결승 못지않은 '테니스 클래식'이었다.

세트 스코어 2-2로 맞선 마지막 5세트.
서로 서브 게임을 착실히 지키며 15-14로 페더러가 앞선 로딕의 서브게임. 듀스에서 페더러의 드롭샷을 로딕이 길게 넘기면서 아웃돼 페더러가 드디어 첫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위기에 몰린 로딕은 강서브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려 했지만 폴트가 됐고 두 번째 서브가 들어갔지만 페더러의 강력한 리턴을 받아낸다는 것이 공중으로 떠버려 눈앞에 뒀던 윔블던 우승 트로피도 함께 날려버렸다.

페더러는 이날 서브 에이스를 50개나 터뜨리며 '광속 서버' 로딕의 27개를 앞섰지만 마지막 로딕의 서브 게임을 따내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로딕의 서브 게임을 깨지 못해 4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여야 했다.

이번 우승으로 랭킹에서도 세계 1위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된 페더러는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

맨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대회에서 15번째 우승도 기록했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경기장을 찾은 샘프라스에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여기까지 와줘 고맙다.

위대한 전설 앞에서 경기를 해 영광이었다"면서 "아직 윔블던에서는 샘프라스가 나보다 한 번 더 우승을 했다"면서 예의를 갖췄다.

로딕은 "미안하다.나는 기록을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샘프라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04년과 2005년 이 대회 결승에서 모두 페더러의 벽에 막혔던 로딕은 '2전3기' 도전도 무위에 그쳤다.

또 상대 전적에서 페더러에게 2승18패로 철저히 밀리다 가장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날릴 수 있었지만 끝내 다시 무릎을 꿇어야 했다.

특히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6-2까지 앞서다 내리 6실점하며 세트를 내준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5세트 게임스코어 8-8인 상황에서도 로딕은 15-40으로 앞서며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이를 살리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