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美웨그먼스 LPGA 우승‥폭우속 빛난 '컴퓨터샷' 갤러리 감탄 연발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미국LPGA투어 웨그먼스LPGA 4라운드 챔피언조에는 신지애(21 · 미래에셋)와 미국의 '기대주' 모건 프레셀이 함께 플레이했다. 마지막 조에 미국 선수가 끼어서인지 미국 갤러리들이 많이 따라나섰는데,갤러리들은 프레셀보다는 신지애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내고 환호했다. 샷이 잘 안 되고 게임이 안 풀려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신지애의 '스마일 페이스'와 핀을 향해 똑바로 날아가는 '컴퓨터 샷'에 미국인들도 반한 것이다.

신지애도 우승 후 "모건 프레셀 때문인지 굉장히 많은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그런데 나를 응원해주는 미국인들도 많아 신기했다"며 "미국 본토에서 나 자신을 더욱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에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지애는 또 "올해의 신인 선수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미LPGA투어에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나란히 2승씩을 챙긴 신지애의 시즌 목표는 상금왕이 아니라 신인왕이라는 뜻이다. 신지애는 "아직도 많은 대회가 남아 있고 추가로 승수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목표는 여전히 신인왕"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LPGA투어 정회원 자격을 얻은 신지애에 대해 우려 반,기대 반인 시각이 많았다. 국내 투어를 제패한 1인자였지만 미국 무대에서의 그의 활약에 대해선 '반신반의'해온 게 사실이다. 대회 때마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데다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인해 상당한 시간의 적응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신지애는 이날 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 150점을 보태 798점으로 미셸 위(393점),안나 노르드크비스트(370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전문가들은 신지애가 상금왕까지 욕심내볼 만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분위기가 좋아 7월에 몰려 있는 빅 매치 가운데 하나를 거머쥐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월에는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US여자오픈,에비앙 마스터스,브리티시여자오픈 빅 매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7승을 거두며 아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골프 여제'에 등극한 오초아와 신지애가 펼칠 상금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