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졌지만 신지애가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는 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주춤했던 우승 행진이 다시 탄력을 받아 다음 달 열리는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전망도 밝게 했다.

신지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웨그먼스LPGA 마지막날 1타를 줄이며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 크리스티 맥퍼슨(미국)과 청야니(대만)를 무려 7타차로 따돌린 완벽한 승리였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은 상반기 미LPGA투어 13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했다. 신지애는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챔피언스 우승 이후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또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채 1년이 안 된 기간에 미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로 떠올랐다.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를 질주했고,우승상금 30만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101만달러)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신지애는 악천후 속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 나흘 동안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쳐 세계 정상급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아이언샷은 동반 플레이어들이 연달아 "굿 샷!"을 외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핀을 향해 똑바로 날아갔다. 그동안 문제로 꼽혀온 퍼트도 흠잡을 데 없었다. 이번 대회 총 퍼트 수가 106개로 홀당 1.47개에 불과했다. 대회 개막전 퍼트에만 4~5시간을 할애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신지애는 "다소 긴장했는데 첫 홀 버디가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후반에는 비 때문에 드라이버샷이 210야드밖에 안 날아갔지만 실수 최소화 전략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