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26일 KIA와 전날 경기에서 불거졌던 '경기 포기'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인천 문학구장에서 LG와 홈경기에 앞서 전날 12회말 1, 2루 사이를 완전히 비워두는 기이한 수비 시프트를 선보였던 것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자신이 구상했던 계획을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만수 코치의 착각으로 선수들이 3루수, 2루수, 유격수가 모두 왼쪽 내야에만 서게 됐지만 그것이 타당하다 싶어 그냥 놔뒀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당시 타석에 섰던 김형철은 내가 데리고 있어 봐서 잘 안다.

밀어치는 타자다"라고 극단적인 시프트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프트란 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게 실패했다면 욕을 먹어야겠지만, 패스트볼로 경기가 끝났으니 실패했다고 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또 "패스트볼이 나오지 않고 김형철을 잡았다면 다음 최희섭을 거르고 만루 승부를 할 계획이었다.

그때는 또 다른 형태로 수비 위치를 바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은 12회말 내야수 최정을 투수로 올린 것에 대해서도 "11회가 넘어가면서 정대현은 계속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윤길현은 캐치볼도 던지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투수가 고갈된 상태라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고의로 질 생각이었다면 11회에 이미 그렇게 했을 것이고, 똑같이 12회 연장 승부를 펼친 24일 경기에서도 12회에 엄정욱을 내지 않고 그냥 포기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김성근 감독의 기이한 용병술로 각각 마운드와 타석에 들어서는 색다른 경험을 한 최정과 김광현도 소감을 밝혔다.

최정은 "자신이 있었는데 첫 타자에게 3루타를 맞으며 흔들렸던 게 아쉽다.

그래도 후회 없이 던져 봤고 구속도 잘 나왔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막상 타석에 들어서니까 공이 너무 빠르고 무섭더라. 마운드가 너무 가까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