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을 받은 아내가 이번 대회 우승컵을 원한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던 필 미켈슨이 2라운드에서 기막힌 하이브리드 샷을 날려 화제가 됐다.

15번홀(파4)에서 그의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다. 볼은 보일락말락할 정도로 러프에 묻혔고,그린까지는 약 150m를 남겼다. 더욱이 그린은 볼보다 12m나 높은 '포대 그린'이었다. 볼을 적절히 띄워야 온그린이 가능한 상황.

미켈슨은 5번아이언을 쓸까 망설이다가 로프트 19도짜리 하이브리드 클럽을 꺼냈다. 그리고 웨지샷을 할 때처럼 페이스를 오픈한 뒤 스윙을 했다. 볼은 붕 뜬 뒤 그린에 안착,홀과 7.5m 거리에 멈췄다. 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 볼을 띄운 것도 그렇지만,스핀이 덜 먹게 마련인 러프샷을 그린에 잡아둔 '진기'에 갤러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버디퍼트를 놓치긴 했지만 우즈가 첫날과 둘째날 이 홀에서 더블보기 보기를 한 것을 보면 미켈슨의 '굿 샷'을 짐작할 만하다. 한 외신은 '매직 샷'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클럽은 미켈슨이 이 대회를 위해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의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