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34 · 미국)가 비 때문에 제대로 치러지지 못한 제109회 US오픈골프대회 첫날 시즌 세 번째 더블보기를 범했으나 무난하게 출발했다.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은 18일 밤(한국시간)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가운데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주립공원골프장 블랙코스(파70)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경기시작 세 시간여쯤 그린에 물이 괴고,페어웨이 곳곳에 작은 시냇물이 흐를 정도가 되자 미국골프협회(USGA)는 경기중단을 선언했다. 156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78명만 첫 홀 티샷을 날리고,11개홀 이상 플레이한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경기는 순연됐다. 1라운드 잔여홀 경기는 19일 오후 8시30분 속개될 예정이나 비가 예보돼 있어 정상적으로 치러질지는 미지수다.

첫날 오전에 티오프한 선수 가운데 우승후보인 우즈를 비롯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비제이 싱(46 · 피지) 등은 비교적 순항했다.

'디펜딩 챔피언' 우즈는 첫 네 홀을 파로 잘 마무리했으나 5번홀(451야드)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드라이버샷이 오른쪽으로 날아가 나무를 맞고 떨어지면서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꺼낼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샷은 짧아 벙커에 들어갔고,결국 4온2퍼트를 하고 말았다. 올해 들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6번홀,마스터스토너먼트 3라운드 1번홀에 이어 그의 세 번째 더블보기다. 우즈는 그러나 6번홀(408야드)에서 첫 버디로 만회했다. 그리고 525야드에서 489야드로 36야드나 줄인 7번홀(파4)에서 3m거리의 파퍼트를 앞두고 사이렌이 울려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다. 그때까지 1오버파로 선두권과 2타차의 공동 12위다.

최경주도 8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를 기록 중이다. 최경주는 3번홀(205야드) 보기를 4번홀(파5 · 길이 517야드) 버디로 만회했으나 두 번째 파3홀인 8번홀(210야드)에서 보기를 하면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최경주와 함께 플레이한 싱도 1오버파다.

예선을 거쳐 출전한 위창수(37 · 테일러메이드)와 배상문(23)은 초반부터 '하이 스코어'를 내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위창수는 8개홀에서 보기만 3개 기록했다. 배상문은 7개홀을 치르는 동안 버디 없이 보기와 더블보기를 2개씩 범하며 6오버파를 기록 중이다.
USGA는 경기 전부터 비가 내리자 500야드 안팎의 파4홀 티잉그라운드를 30~40야드 당겨 셋업했다. 또 핀 위치를 물이 덜 괴는 곳으로 급히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PGA투어처럼 'lift,clean & place'(페어웨이에서 볼을 집어 닦은 뒤 놓고 치는 것) 로컬룰은 적용하지 않았다. '아무리 코스 컨디션이 나빠도 볼은 놓인 그대로 쳐야 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11개홀을 마친 제프 브레허트(46)를 비롯 4명의 선수가 현재 1언더파로 리더보드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