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1-1로 비겨 본선 진출에 먹구름이 낀 이란 대표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은 17일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북한전 승부에 따라 마지막 희망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고트비 감독은 경기 직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승점 3점을 따려고 2만㎞를 날아 이곳까지 왔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첫 득점 이후 너무나도 보수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특히 수비라인이 너무 많이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한국측에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로 결정적 득점 찬스가 나 2-0으로 달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해 결국 한국의 득점으로 연결됐다"라고 덧붙였다.

고트비 감독은 후반 들어 알리 카리미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서는 "3경기를 연속 치른 카리미의 체력적 부담을 고려해야 했고, 한국이 공세적으로 밀어붙인 상황에서 뒷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체력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라며 "그래서 초반 4-3-3으로 경기를 운영하다 나중에 4-5-1로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고트비 감독은 한국이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16강에 진입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가 더 많은 국제무대 경험을 가져야 한다"라고 충고하고, "이란이나 한국이나 선수들이 한 골을 넣으려고 너무나 많은 찬스가 필요한 것이 사실인 만큼 그것이 개선되면 한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정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 팀이 한국-이란전 결과에 상관없이 승리를 목적으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승점 11점으로 동률이지만 골득실 차로 2위와 3위를 기록 중인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 두 팀이 비겨 나란히 승점 12점이 되면 이란(승점 11점)은 4위가 되면서 플레이오프를 통한 본선 진출 기회마저 가질 수 없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