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모두 마치면서 허정무(54) 감독이 본선 경쟁력을 어느 단계까지 끌어올리지 관심을 끌게 됐다.

허정무 감독은 일단 "월드컵 본선을 향해 내 축구 인생을 걸겠다.

본선에서는 한풀이를 하고 싶다"면서 한국의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제대로 검증받고 싶다는 얘기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해외파와 국내파의 안정된 조화를 바탕으로 자율 리더십을 발휘하며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허 감독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무한한 '자율 경쟁'을 통해 팀 내 역량 강화를 주도한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허 감독은 지금까지 대표팀을 이끌고 20차례가 넘게 A매치를 치르면서도 매번 똑같은 멤버를 고르지 않았다.

한 때 잘 나가는 축구스타였다 해도 유럽 리그나 K-리그에서 부진하거나 주전으로 뛰지 못하면 대표팀에 뽑지 않았다.

반면 신인이라 해도 꾸준한 실력을 보이면 과감하게 발탁, 주전 경쟁을 꾸준히 유도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1위로 통과한 허 감독이라 해도 월드컵 본선 무대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 대륙에서 상위권에 포함된 검증된 팀들과 한 조에 속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남미예선을 통과할 대다수 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46위)보다 높고 체력과 기술 면에서도 한 단계 앞설 것이라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정신력과 투지, 조직력만으로는 정작 월드컵 본선과 같은 큰 무대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실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취임 이후 A매치 25경기를 치러 11승13무1패로 비교적 무난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1월 칠레와 평가전 패배 후 24경기 연속 무패는 대단한 성적표다.

특히 월드컵 예선 14경기 무패(7승7무) 행진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예선 무패 본선 진출'을 이뤄낸 건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들 A매치는 아시아 국가들과 월드컵 예선전 또는 모의고사 성격의 평가전이 대부분으로 한국보다 FIFA 랭킹이 높은 아시아 팀과 대결은 지난해 2월 동아시아연맹선수권 일본(1-1 무승부)전 뿐이었다.

유일하게 남미 국가와 평가전을 치렀던 지난해 1월 칠레(FIFA 랭킹 37위)와 경기에서는 0-1로 패했다.

한국은 아직 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유럽 또는 아프리카의 강팀들과 평가전을 치른 적도 없다.

대표팀은 8월12일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9월5일 호주, 10월 아프리카팀, 11월 월드컵 유럽예선 1위 팀과 잇따라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보다 랭킹이 높은 팀과 최소 3경기 이상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평가전을 통해 허정무 감독의 지도력과 한국의 본선 경쟁력이 도마 위에 올라 냉정하게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호가 강팀들과 맞대결로 적응력을 높이며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의 염원을 이뤄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