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이란에 결정타를 두 방이나 날렸다.

박지성은 17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 후반 36분에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아 1-1 무승부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이겨야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던 이란으로서는 뼈아픈 한방이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함께 4강 진출의 신화를 일궜던 압신 고트비 이란 감독의 발목을 낚아챈 득점이 됐다.

이근호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달같이 상대 문전으로 쇄도한 박지성은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란 입장에서는 박지성이 뼈아픈 '킬러'다.

박지성은 지난 2월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35분 동점골을 터뜨려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란 원정에서는 머리로 동점골을 터뜨렸던 박지성은 이번에는 강력한 왼발슛으로 이란 골대 그물을 가르며 홈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이란으로서는 승점 6점을 눈앞에 뒀다가 번번이 박지성에게 일격을 얻어맞고 승점 2점에 그치게 됐다.

이란 원정 당시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이 "경험 많은 박지성조차 아자디에서는 아주 다른 분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지옥이 될 것"이라는 큰소리를 치자 박지성은 "지옥이 될지, 천국이 될지는 경기가 끝나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여유있게 응수한 뒤 실제 그라운드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또 이번 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란은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란으로서는 천국으로 가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경고를 날렸던 박지성이 천국의 문턱에까지 올랐던 이란의 앞길을 막아선 셈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