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경기장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이 TV를 시청하는 것이지만 바쁜 현대 생활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제는 TV보다는 컴퓨터가 더 친숙해진 현대인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각종 스포츠 사이트들은 인터넷을 통해 상세한 경기 정보를 쏟아보내고 있다.

`전반 12분 웨인 루니 어시스트, 박지성 골, 추신수 2구째 시속 150㎞ 직구 받아쳐 홈런'
유럽프로축구나 미국프로야구 경기도 현장에서 보는 것만은 못하지만 신속하고 정확한 경기 정보로 팬들을 컴퓨터 앞에 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경기 정보는 전문업체들이 현장에 기록원들을 보내 취합한 정보를 인터넷 통해 올리고 있는데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축구나 야구, 농구와는 달리 100명이 넘는 선수가 각기 다른 홀에서 경기를 하는 골프는 어떻게 홀별 상황을 전달할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샷 링크'(Shot Link)라는 회사와 제휴해 선수들의 경기 상황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각 조마다 GPS 장치를 가진 기록원이 따라 붙어 드라이버샷이나 아이언샷 거리를 측정하고 코스 그래픽에 입력해 정확한 방향까지 인터넷 상에 올린다.

기록원들의 접근이 어려운 그린 위에서는 레이저 시스템이 도입된다.

선수가 그린 위에 올린 볼과 홀에 레이저를 쏘아 정확한 거리를 산출한다.

그렇다면 한국대회의 경기 상황은 어떻게 인터넷 상에 전달될까.

2001년부터 국내 대회 경기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씨엔피에스 최형석(37) 사장은 "우리도 기술적으로는 PGA 투어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기록을 측정하기 위해 장비를 설치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경기 상황을 자세히 전달할 수 없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회에서는 30-40명의 기록원들이 선수들을 따라 다니며 비거리 등 홀별 상황을 체크해 PDA로 기록집계센터에 전송한다.

데이터베이스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개발돼 예전에 비해 오류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그린 위에서 퍼트 거리를 측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PGA 투어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측정 장치는 아직 국내 대회에서는 볼 수 없다.

초창기에는 기록원들이 무전기를 통해 홀 상황을 불러줬기 때문에 웃지 못할 일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 골프장에서는 무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홀들이 있다.

예를 들어 15번홀에서 무전기가 먹통이 되면한 16번홀 기록원이 15번홀까지 달려가 홀 상황을 알아보고 수신이 가능한 지역으로 다시 나와 상황을 전해야 했다.

기록원이 자칫 경기 상황을 놓치면 선수들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보기나 더블보기를 적어낸 선수가 기록원에게 "나 2타 까먹었어요"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럴 경우 대회 홈페이지에 정보를 제대로 올릴 수 없고 이를 바탕으로 중계하는 방송사 또한 아찔한 상황을 맞는다.

최형석 사장은 "골프경기의 리얼타임 스코어링은 좋은 장비와 함께 숙련된 기록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기술 개발과 함께 기록원의 숙련도를 높이고 있다.

하반기 대회에는 어떤 선수가 200야드를 남기고 몇번 아이언으로 쳤는지까지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