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가 역대 최고액인 8천만 파운드(한화 약 1천644억원)의 몸값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맨유를 이끄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009-2010 시즌 호날두의 자리를 대체할 측면 공격 요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그렇다면 호날두의 이적이 완성되면 측면 윙어인 박지성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더구나 영국 언론을 통해 이적설이 대두하고 재계약 일정까지 지체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위건의 미드필더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영입설까지 퍼진 상황에서 박지성의 입지를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문성 MBC 축구 해설위원은 호날두의 영입협상이 박지성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은 "기본적으로 위기라고 한다면 박지성이 전형적인 팀플레이어라는 데 있다"라며 "호날두는 혼자서 상대 수비수를 헤집고 다니며 기회를 만드는 스타일이지만 박지성은 그런 동료의 뒤를 받쳐 팀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역할에 뛰어나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호날두같은 선수가 팀에 빠지면 박지성의 역할이 애매해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더불어 호날두와 같은 거물급 선수의 이적은 대규모 팀리빌딩을 예고하는 첫 단계여서 자칫 박지성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하지만 박 위원은 위기보다는 기회에 더 비중을 뒀다.

박 위원은 "맨유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하면서 책임론이 일었는데 호날두가 팀을 떠나면서 여론이 희석될 수도 있다"라며 "퍼거슨이 데이비드 베컴을 비롯해 대형급 선수들을 내치기는 했지만 안정적으로 선수를 교체하는 보수적인 정책을 펼쳐온 만큼 박지성에게까지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맨유는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더블 스쿼드를 운영해야 한다"라며 "박지성처럼 팀에 헌신적으로 뛰는 선수를 유럽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박지성의 효용가치를 생각하면 쉽게 버릴 카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