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동진(제니트)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23명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토고와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은 뛰지 못했다.

대회를 주관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륙별 예선 페널티 규정 때문이었다.

FIFA는 본선 개막 3개월 전인 2006년 3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한 월드컵 팀 워크숍 때 '대륙별 예선 두 경기에서 각각 한 장씩 옐로카드를 받았으면 본선 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두 장의 옐로카드 또는 한 장의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는 본선 첫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참가국에 알렸다.

2005년 8월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16분과 후반 29분 옐로카드를 잇달아 받아 퇴장당한 김동진이 이 규정에 걸렸다.

그래서 당시 최종 참가선수 명단 제출을 앞두고 김동진의 발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대표팀을 이끈 딕 아드보카드 감독은 주축 왼쪽 윙백이었던 김동진을 독일에 데려가는 결단을 내렸다.

독일월드컵 32개 본선 출전국의 선수 736명 중 독일의 포워드 미케 항케(하노버96),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비수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팀 동료인 네마냐 비디치 등 두 명도 김동진과 같은 처지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남아공월드컵 본선 페널티 규정은 아직 받지 못했다.

지난 대회처럼 본선 참가국이 확정되면 팀 워크숍을 통해 전달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9월 이집트에서 개막하는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에서 2006 독일 월드컵과 같은 페널티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물론 세계적 스타 선수들이 규정 때문에 대거 첫 경기를 뛸 수 없다면 FIFA가 흥행을 고려해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전 방식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 멤버 중 경고 하나를 쌓아 둔 선수는 박지성, 김동진, 조원희(위건), 정성룡(성남), 기성용(서울), 박주영(AS모나코), 조용형(제주), 김형일(포항) 등이다.

이들은 오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8차전 마지막 경기에서 한 차례 경고를 더 받더라도 본선 첫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단 이란과 경기에서 레드카드나 두 차례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하면 곤란하다.

본선 첫 경기에 못 뛴다면 월드컵 대표팀으로 뽑히는 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