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걸과 친구들'ㆍ'차이코프스키'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첫 동양인 남성 무용수로 입단, 종신 단원까지 오른 발레리노 김용걸(36)의 복귀 무대가 잇따라 펼쳐진다.

유학 경험이 전무한 순수 국내파인 김용걸은 서양인에 뒤지지 않는 신체조건과 섬세한 표현력을 앞세워 무용수로서는 비교적 늦은 27세의 나이에 세계 정상급인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입단, 솔리스트까지 승급한 입지전적 발레리노다.

1997년 모스크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동상을 차지하고 1998년 파리 국제무용콩쿠르에서는 김지영과 짝을 이뤄 듀엣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프랑스 생활을 접고 귀국해 오는 9월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강단에 서는 그가 내달 11-12일 저녁 8시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용걸과 친구들'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복귀 인사를 한다.

김용걸이 40여명의 국내외 스타 무용수들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춤을 선사하는 무대로, 김용걸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주역 무용수인 오헬리아 벨레와 함께 윌리엄 포사이드가 안무한 현대 발레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in the middle somewhat elivated)' 등을 듀엣으로 추는 한편 모리스 베자르가 안무한 '아레포(AREPO)'를 솔로로 선보인다.

이어 볼쇼이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무용수로 활동 중인 배주윤이 안드레이 볼로틴과 함께 '라 실피드' 등을 추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강효정은 알렉산더 존스와 호흡을 맞춰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스타 커플 강예나와 이현준이 선사하는 '백조의 호수'와 '심청' 가운데 2인무, 미국 컴플렉션스 발레단의 조주환, 트리샤 브라운무용단의 정현진, 러셀 말리판트 무용단의 김경신 등 해외 유수 무용단에 진출한 남성 무용수들의 무대도 눈길을 끈다.

3만-10만원. ☎02-3674-2210.
김용걸은 9월 10-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국립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로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난다.

러시아 출신의 안무 '거장' 보리스 에이프만이 안무한 이 작품은 러시아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의 비밀스러운 삶과 죽음을 춤으로 그려낸 드라마틱 발레.
김용걸은 극적인 이야기와 웅장한 규모로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이 작품에서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휘청이는 차이코프스키를 맡아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다듬은 성숙한 춤을 보여준다.

5천-15만원. ☎1588-7890, 1544-1555.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