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형이 고맙죠"

한국 축구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른 허정무호의 막내 기성용(20.서울)이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기성용은 9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오전 훈련을 마치고 나서 인터뷰를 통해 "(박)지성이 형이 후배들에게 많은 힘을 주고 있다"라며 "경기장에서 후배들이 최상의 실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준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지성이 형이 후배들에게 해외에서 느낀 자신의 경험담은 물론 경기장에서 어떻게 뛰는 게 좋은지 조언을 많이 해준다.

후배들을 너무 잘 챙겨준다"라고 활짝 웃었다.

기성용은 "본선진출을 확정해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라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예선전 무패로 본선에 나가고 싶다"고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를 앞둔 각오를 전했다.

그는 특히 "예선전이 두 경기나 남은 상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넣고 싶다.

일찌감치 골이 들어가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또 "최근 인기가 많아져 부담도 크다.

하지만 내가 대표팀에서 뛴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며 "대표팀 선배들에게 잘 배우고 있다.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성용은 이날 훈련장에 찾아온 중동의 알 자지라 방송국 기자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어릴 적 5년 동안 호주에서 축구 유학을 했던 실력을 뽐낸 것이다.

기성용은 "이미 본선에 진출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남북한이 함께 본선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라고 유창한 영어로 대답했다.

그는 인터뷰를 끝내고 자신의 이름을 묻는 알 자지라 기자의 질문에 "마이 네임 이즈 박지성!"이라고 농담을 해서 국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고, 알 자지라 기자가 영문을 몰라 당황하자 "마이 네임 이즈 기성용"이라고 정정해 줬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