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로프트를 1.5도 높이고,그립은 내려잡으며,때로는 아이언으로 티샷을.'

타이거 우즈(34 · 미국)가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역전 드라마로 장식하며 2주 앞으로 다가온 US오픈 타이틀 방어 기대를 높였다.

우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최종일 7언더파(이글1 버디7 보기2)를 몰아쳐 4라운드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짐 퓨릭(미국)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무릎 수술 후 3월 투어에 복귀한 이래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이 대회에서만 네 번째 우승이다. 특히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 4타 뒤진 공동 7위였으나 최종일 그 열세를 만회하며 통산 67승 가운데 20번째 역전 우승을 일궜다.

11번홀(파5)에서 칩인 이글로 기세를 올린 우즈는 15번홀(파5) 버디로 마침내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데이비스 러브 3세,조너선 비어드(이상 미국),퓨릭과 함께 공동 선두로 물러섰으나 우즈의 뒷심은 무서웠다.

그는 17번홀(파4)에서 2.7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다시 1타차 단독 1위가 된 뒤 18번홀(파4)에서는 183야드 거리의 7번 아이언 세컨드 샷을 홀옆 30㎝에 붙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퓨릭이 마지막 홀에서 한 타를 줄였지만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서는 성과뿐이었다.

우즈는 이날 14개의 파4,파5홀 티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떨궜다.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페어웨이적중률은 87.5%로 단 다섯홀에서만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이 같은 정확도는 1998년 마스터스 이후 최고다. 우즈는 드라이버(나이키 다이모 프로토타입) 로프트를 종전 8.5도에서 10도로 올린 제품을 사용했고,그립도 앤서니 김처럼 심한 경우 2인치 정도 내려잡았다.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는 3번 아이언으로 티샷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여줬다. 이 모두는 다음 샷을 가장 좋은 위치,가장 좋은 공략 각도에서 하기 위한 조정이었고,결국 그에게 우승으로 보답했다. 최종일 우즈와 함께 라운드한 마이클 레치그는 "우즈처럼 환상적인 아이언샷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누가 우즈의 드라이버샷이 들쭉날쭉하다고 했는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는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