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판도가 4~5년차 '중고참'과 2년차 '신참'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올 들어 대부분 대회에서 서희경(23 · 하이트) 안선주(22 · 하이마트) 김보경(23 · 던롭스릭슨) 등 베테랑 선수들과 지난해 투어 생활을 시작한 최혜용(19 · LIG) 유소연(19 · 하이마트) 이현주(21 · 동아회원권) 같은 2년차 선수들이 우승을 나눠 갖는 모양새다. 기량 외모 인기 등을 고루 갖춘 두 부류의 치열한 경쟁에 갤러리들의 관심도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 4년차인 서희경이 단연 중심에 서 있다. 시즌 3,4번째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과 태영배한국여자오픈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독주가 예상됐던 서희경은 최근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올시즌 다승왕과 상금왕을 거머쥘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희경은 지난해에 비해 드라이버샷 거리가 20야드가량 늘어난 데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강점이다. '필드의 패션모델'이라는 애칭처럼 그녀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갤러리들을 몰고 다니기도 한다.

안선주는 지난달 KB스타투어 1차대회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KLPGA에서 최장타자로 꼽히는 안선주는 힐스테이트서경오픈(4위) 롯데마트여자오픈(2위)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늘 우승 후보 1순위다. 김보경은 올시즌 우승이 없으나 김영주골프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 2위에서 보듯 '톱10'에만 네 차례 이름을 올려 우승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프로 2년차들이 돌풍을 주도하면서 KLPGA에는 2년차 '징크스' 대신 '경계령'이 내려졌다. 최혜용은 시즌 개막전인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그 이후 대회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상금 랭킹 3위(1억886만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최혜용은 올해 목표를 다승왕으로 잡았다.

2년차 징크스? 2년차 경계령!
유소연은 KLPGA 투어의 샛별.2주 전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연장 아홉 번째 홀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우승컵을 거머쥔 데 이어 힐스테이트오픈에서도 3위에 올라 물익은 샷감을 과시하고 있다. 유소연은 김하늘(21 · 코오롱엘로드)과 함께 치마를 즐겨 입는 선수로,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게 인기 비결이다.

이현주는 힐스테이트오픈에서 생애 처음 우승하며 '5월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김하늘 홍란(23 · 먼싱웨어) 등을 격파하고 4강에 오른 뒤 곧이어 우승타이틀까지 거머쥐며 무명의 설움을 털어버렸다. 이현주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26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갖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