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 최초로 섰던 꿈의 무대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기 때문일까.

`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소속팀이 0-2로 져 준우승에 머물자 안타까움을 몸으로 표현했다.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21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되기까지 66분을 뛴 박지성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바르셀로나의 우승이 확정되자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들과 함께 준우승 메달을 받았다.

그러나 박지성은 지난해 우승에 이은 대회 2연패가 좌절된 것에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고 시상식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목에 걸었던 메달을 빼 손에 감은 채 경기장을 나섰다.

지난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 때 바르셀로나와 준결승 2차전까지 네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뛰고도 정작 5월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열린 첼시와 결승전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졌던 박지성은 이번만큼은 그라운드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고 싶었다.

하지만 맨유는 바르셀로나의 스페인 축구 사상 첫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3관왕) 달성에 제물이 됐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던 박지성은 우승컵을 끝내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박지성은 경기 후 기다리던 국내 취재진들과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덤덤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로마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