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컨설팅업체인 아이앤유니 이봉운 사장(43 · 사진)의 싱글 스토리는 골프에서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동기가 생겼을 때 맹연습하면 단기간에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사장은 핸디캡 '6'의 싱글 핸디캐퍼.

그는 대학선배가 사업상 꼭 필요하다며 2003년 봄 골프장에 억지로 끌고가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그 후 3개월간 연습장을 다녔지만 '100돌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제대로 쳐봐야겠다"고 생각을 고쳐먹은 것은 본인의 실력을 깨닫게 되면서다. 2004년 8월이었다. 삼복더위의 폭염 속에서 동반자 3명은 여유롭게 라운드를 즐기는 반면 자신은 땀을 뻘뻘 흘리며 볼을 굴리고 있었던 것.이 사장은 그때 스스로 '한심하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파티 호스트로 손님을 접대해야 할 입장인데 심부름꾼도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왕따'를 당하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

다음날 곧바로 회사 앞 실내 골프연습장과 집 근처 실외 골프연습장에 등록했다. 평일 낮에는 점심 먹고 회사 앞에서 땀을 흘리고,퇴근 후에는 실외연습장에서 연습에 매진했다. 주말에도 3~4시간씩 볼을 치는 데 몰두했다. '독기'를 품은 것이다. 그 이후 3년3개월 만인 2006년 7월 첫 번째 '싱글 스코어'를 내고 2008년 10월 한성CC에서 3언더파 69타로 첫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는 "매일 연습장에 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며 "골프 연습을 취미로 생각하고 헤드 중심에 볼이 맞을 때 쾌감을 느끼는 등 재미를 찾다보니 이젠 하루라도 빠뜨릴 수 없는 일과가 됐다"고 말한다. 연습하는 데서도 재미를 붙였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레슨 코치(2부투어 여자프로)로부터 평생 잊지 못할 말을 들었다. "사장님,이제까지 지녔던 스윙 폼 다 버리세요. 어드레스부터 다시 하세요. " 엉성한 스윙의 '싱글 핸디캐퍼'보다 완벽한 폼의 90타를 치는 골퍼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스윙폼 리모델링에 나섰다. 결과는 대만족.

'연습 벌레' 이 사장이 터득한 골프 비법은 뭘까. 그는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면 단호하고 과감하게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반면 그린에서는 시간을 최대한 끈다. 볼 반대편은 물론 그린 이곳저곳에서 경사와 굴곡을 체크하고 마음속으로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퍼트한다.

그는 아이언 선택 때 모호한 거리에서 욕심을 내지 않는다. "항상 한 클럽 길게 잡고 80%의 힘으로 부드럽게 칩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내리막이나 뒷바람이라고 해서 짧은 아이언을 잡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쇼트게임을 잘 못하는 이유는 바로 헤드업이라고 꼬집는다. "정확하게 볼을 못 맞히기 때문에 짧은 거리인 데도 애를 먹습니다. 볼을 끝까지 봐야 홀에 바짝 붙습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