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입문 26년째인 '베테랑' 강욱순(43 · 안양베네스트)이 어이없는 4벌타에 울었다. 국내외 통산 18승을 기록 중인 그가 한 라운드에 4벌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2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CC 오션 코스.비 속에서 강행된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총상금 6억원) 첫날 강욱순은 14번홀(파5)에서 티샷을 하려고 스푼을 꺼내다 깜짝 놀랐다. 헤드커버 밑에서 처음 보는 웨지 하나가 딸려나오는 바람에 총 클럽 수가 15개가 돼 벌타를 받게 된 것.

골프규칙(4조4항)은 플레이어가 갖고 나갈 수 있는 클럽을 최대 14개로 정하고 있다. 15개 이상 갖고 나가면 위반한 홀마다 2벌타가 매겨지고,한 라운드에 최대 4벌타가 부과된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강욱순은 4벌타가 부과돼 2언더파 70타를 치고도 2오버파 74타가 돼 단숨에 리더보드에서 뒤로 밀렸다. 강욱순은 "난생 처음 클럽 초과로 4벌타를 받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 웨지는 전날 프로암대회 때 동반 플레이에 나선 한 아마추어가 시상품으로 받아 강욱순에게 선물한 것으로 캐디가 무심코 골프백에 넣은 게 화근이었다. 게다가 그 웨지는 우드 넣는 칸에 끼워져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강욱순은 "느낌이 이상해 아침에 아내가 두 번,그리고 경기 전 내가 백을 확인했는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37위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는 선두(김도훈 등 6언더파)에 6타 뒤진 이븐파 72타로 30위권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등에까지 스며든 상황에서 이븐파는 괜찮은 스코어"라며 "첫날 몇 차례의 실수를 보약으로 삼아 2~3라운드에서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경기 후 비 속의 아이언샷 요령에 대해 "비가 올 때에는 클럽헤드와 볼 컨텍트가 완벽하지 않아 헤드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언 거리도 줄게 마련"이라며 "원하는 거리를 내려면 강하게 쳐서 평소 헤드스피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7번으로 150야드를 보내는 골퍼의 경우 평소 10의 세기로 스윙한다면 비가 올 땐 15의 세기로 강타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하늘(21 · 코오롱엘로드)이 이날 강원도 춘천 라데나GC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1라운드에서 이현주(21 · 동아회원권)에게 1홀 차로 져 대회 첫번째 희생양이 됐다. 서희경(23 · 하이트),김보경(23 · 던롭스릭슨),안선주(22 · 하이마트),안신애(19 · 푸마) 등이 32강에 진출했다.

김경수/김진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