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프로골퍼들도 평소 스코어를 내기 힘들다. 몸과 코스가 젖어있어서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더 인내심을 갖고 실수를 적게 하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좌우되게 마련이다.

2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CC 오션코스(파72)에도 적지 않은 비가 뿌렸으나 한국 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총상금 6억원) 1라운드는 강행됐다. 최경주(39 · 나이키골프)를 비롯한 143명 가운데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20명 안팎이었다. 최경주는 후반 막바지 2개의 보기를 하며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약 6시간40분이 걸린 라운드 내내 비를 맞고 플레이를 한 최경주는 우중(雨中)에 아이언샷을 잘 하는 요령에 대해 독특한 설명을 했다. 허석호(32) 강욱순(43 · 안양베네스트)과는 다른 해석이다.


◆최경주-제 클럽으로 세게 쳐라

최경주는 "비올 때는 클럽헤드와 볼의 컨택트가 완벽하지 않아 헤드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이언 거리도 줄어들게 마련"이라며 "따라서 원하는 거리를 맞추려면 강하게,과감하게 쳐서 헤드스피드를 줄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이론처럼 한 클럽 긴 것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제 클럽으로 강하게 쳐주는 것을 권장한다는 것.그는 "7번아이언으로 150야드를 보내는 골퍼의 경우 평소 10의 세기로 스윙한다면 비올 때는 15의 세기로 강타해주는 스윙을 해야 150야드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석호 · 강욱순-한 클럽 긴 것으로 제스윙하라

허석호와 강욱순은 "비올 때는 클럽헤드와 볼 사이에 수분이 끼여 볼 포착력이 약화되므로 거리가 덜 난다. 그러므로 맑은 날보다 한 클럽 길게 잡고 스윙은 평소대로 해주라"고 말한다. 특히 강욱순은 "아이언샷의 경우 비가 오면 볼을 쓸어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베테랑' 강욱순이 어이없는 실수로 4벌타를 받고 선두권에서 내려갔다. 강욱순은 14번홀(파5)에서 스푼티샷을 하려고 클럽을 꺼내던 중 커버 밑에서 웨지가 하나 딸려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웨지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지만,총 클럽 수는 15개가 됐던 것.10번홀에서 출발한 강욱순은 규칙 4-4조에 의거,4벌타를 받았다. 플레이어가 14개가 넘는 클럽을 갖고 있을 경우 홀당 2벌타,최대 4벌타를 받는다. 강욱순은 4벌타 탓에 2언더파가 2오버파가 되고 말았다. 그 웨지는 전날 프로암대회 때 강욱순과 동반플레이를 한 아마추어가 시상품으로 받은 것을 캐디가 무심코 골프백에 넣은 것이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