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연전을 준비 중인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올드보이'보다는 '영건'을 택했다.

허 감독이 21일 발표한 25명의 대표팀 소집 명단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허 감독은 A대표팀에는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던 유병수(인천)와 양동현(부산), 김근환(요코하마 F.마리노스)을 호출했다.

허 감독은 "결코 깜짝 발탁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한다.

홍익대 재학 중 K-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순위로 인천 유니폼을 입은 유병수는 올해 13경기에서 6골3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떠올랐다.

올해 울산에서 부산으로 이적한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출신 양동현도 올해 프로축구 10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허 감독은 "이들의 경기를 계속 봐 왔다.

경기력을 보면 분명히 대표팀에서 경쟁력이 있다.

부상으로 부진했던 양동현은 요즘 경기력을 보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유병수는 피로누적으로 잠시 주춤했지마 골 결정력과 슈팅력은 절대 안 밀린다"며 선발 배경을 밝혔다.

192㎝의 장신 수비수 김근환도 A대표 발탁은 처음이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한 직후 일본에 진출해 J-리그에서 뛰는 그는 중앙수비는 물론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민수(제주), 곽태휘(전남), 황재원(포항) 등 대표팀 중앙수비수 자원이 부상으로 빠지자 허 감독은 과감히 김근환을 불렀다.

대표팀에 합류하고도 부상으로 하차하는 불운을 겪어왔던 이강진(부산)에게 A매치 데뷔 기회를 다시 준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허 감독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통해 대표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정무호에서 늘 부름을 받았던 '늦깎이 축구대표' 정성훈(부산)이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도 못뛰어 이번 명단에서 빠지면서 대표팀 공격수는 모두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로 꾸려졌다.

허 감독은 "제2, 제3의 박지성이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경쟁하고 신인도 발굴해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영건'들의 약진에 비해 K-리그에서 부활의 시동을 건 '올드보이'들은 아직 '허심(許心)'을 확실히 잡지 못한 모습이다.

올해 K-리그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최태욱, 이동국(이상 전북), 이천수(전남), 최성국(광주) 등 K-리그에서 재도약한 '올드보이' 중에서는 최태욱만이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태욱 올 시즌 프로축구 11경기에서 5골4도움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허 감독은 "올림픽팀과 대표팀에도 있던 선수다.

한동안 슬럼프도 겪었지만 작년 말부터 살아났고 올해 들어 좋은 활약을 보였다.

공.수를 오가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며 최태욱에게 기회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허 감독은 나머지 '올드보이'들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언제든 필요에 따라 발탁될 수 있다"고 원칙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냉정하게 판단하면 이동국은 현재 골을 넣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

이천수도 계속 봐왔지만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더 지켜보는 걸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